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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의 혈당 조절 효과는 주로 ‘복합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 나타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식초의 ‘아세트산’ 성분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초가 혈당 관리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효과가 다를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어 활용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지난 22일 내분비내과 전문의 이승은 원장이 유튜브 채널 ‘건나물 TV’를 통해 식초 섭취 효과와 방법을 소개했다. 이 원장은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막으려고 식초를 챙겨 먹는 사람이 많은데, 식초는 어떤 상황에서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대사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며 “혈당 조절 효과가 모든 탄수화물 섭취 상황에서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식초의 혈당 조절 효과는 주로 ‘복합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 나타난다. 밥이나 감자 등에 포함된 전분은 분자 구조가 커 소화 효소에 의해 잘게 분해된 뒤 흡수된다. 이때 식초를 섭취하면 아세트산이 전분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의 작용을 일부 방해해 분해 속도를 늦추고, 결과적으로 포도당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만든다. 식후 혈당 상승 폭이 완만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과당이나 포도당처럼 이미 잘게 쪼개진 ‘단순당’을 섭취했을 때는 이러한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단순당은 소장에서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아세트산이 소화 과정을 늦추더라도 혈당 상승 자체를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다. 단당류와 식초를 먹고 혈당이 덜 오른다고 느꼈다면 이는 혈당 조절 효과라기보다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가 일시적으로 늦어지면서 나타나는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 이 원장은 "결국 아세트산의 당 차단 효과는 탄수화물 구조가 복잡할수록 크게 나타나고, 단순할수록 힘을 못 쓴다"고 했다.


일부 사람에게는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위 건강이 좋지 않거나 위장 운동이 느린 ‘위 마비’ 환자의 경우 식초 섭취로 위 배출 속도가 더 늦어지면 음식물 정체가 심해지고, 인슐린 작용 시점과 흡수 시점이 어긋나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아세트산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산성 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신장이 하는데,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식초의 혈당 관리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섭취 타이밍’과 ‘방식’이 중요하다. 특히 자기 전 소량의 식초를 섭취하면 간에서 밤사이 과도하게 당을 만들어내는 ‘새벽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세트산이 간의 당 생성 과정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식초가 누구에게나 정답인 것은 아니다”라며 “식초 효과를 보려면 본인의 소화 능력이나 신장 기능이 어떤지 미리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