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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파(HEPA) 필터가 있는 공기청정기를 한 달간 사용하면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헤파(HEPA) 필터가 있는 공기청정기를 한 달간 사용하면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헤파는 고효율 미립자 공기 필터의 약자로, 직경 0.3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를 99.97% 이상 여과시킬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헤파 필터를 장착한 공기청정기로 실내 꽃가루, 미세먼지 등을 제거해 실내 공기 질을 정화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미국 코네츠컷대·터프츠대 연구팀이 40세 이상 성인 119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노출을 방지하는 것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 거주했는데 이 지역은 고속도로와 국도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교통 관련 대기오염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참여자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분류됐다. 한 그룹은 헤파 필터 공기청정기를 한 달간 사용한 뒤, 한 달 휴식기를 거친 다음 필터가 없는 모형 공기청정기를 한 달간 사용했다. 다른 그룹은 같은 기간 동안 반대 순서로 공기청정기를 사용했다. 모든 참여자들은 매달 실험이 끝난 뒤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았다. 시각적 기억력과 움직임 반응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숫자를 순서대로 잇게 하고 실행 기능과 인지적 유연성을 평가하기 위해 숫자와 글자를 번갈아 연결하게 하는 시험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헤파 필터 공기청정기를 한 달간 사용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 참여자들은 실행 기능과 인지적 유연성을 평가하는 과제를 평균 12% 더 빠르게 수행했다. 참여자들이 실내에 머무른 시간이나 검사로 인한 스트레스 등 변수를 조정한 뒤에도 결과가 동일했다. 이는 매일 운동량을 늘렸을 때 얻는 인지 기능 개선 효과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은 뇌세포 간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뇌 백질을 손상시키는데 공기청정기 사용이 이를 완화해 인지 기능 저하를 방지했다는 분석이다.

연구를 주도한 니콜라스 펠레그리노 박사는 “선행 연구에서 대기오염이 40세 전후부터 인지 기능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며 “실내 공기 질 정화가 중장년층에서 더 큰 인지기능 보호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후 공기청정기를 통해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이 실제로 뇌 백질을 보호하는지, 나아가 인지 저하를 되돌릴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오염된 공기와 정화된 공기를 흡입했을 때 체내 대사물질 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분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