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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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던 시절의 모습(왼쪽)과 척수경색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모습(오른쪽)/사진=뉴욕포스트
단순한 허리 통증으로 시작된 증상이 몇 주 만에 마비로 이어진 2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웨이크필드에 거주하는 루시 던포드(21)는 2024년 12월 어깨 사이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흔한 근육통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몇 주 뒤에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됐고, 손발이 저리고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스스로 걷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지면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에도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혈액검사와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여러 검사가 진행됐지만 이상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루시는 가슴 아래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깨어났다.

이후 MRI(자기공명영상)와 척수액 검사 등을 거쳐 염증성 질환인 '횡단척수염' 가능성도 검토됐지만, 약 3주 뒤 해당 질환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척수 경색' 진단을 받기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다. 척수 경색은 척수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현재 루시는 가슴 아래가 마비된 상태로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팔은 움직일 수 있지만, 심한 신경통과 근육 경련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련이 심할 때는 스스로 다리를 통제하지 못해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

루시는 "척수 손상 이후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아침에 일어나 앉는 것조차 힘들고, 간단한 일도 쉽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통이 심한 날에는 모든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며 "몸 전체가 타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고 했다.


사고 전 루시는 주 5회 운동을 하고 식단 관리도 철저히 하던 건강한 대학생이었다. 학업과 함께 두 개의 일을 병행할 정도로 활발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현재 루시는 재활치료를 받으며 회복을 시도하고 있으며, 전문 물리치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의료진은 이번 질환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특발성' 사례로 보고 있다.

척수 경색은 척수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혈류가 감소하면서, 척수 조직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돼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체 뇌경색 중에서도 1% 미만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드물며, 주로 50~70대에서 발생하지만 루시처럼 젊은 층에서도 예외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대동맥 죽상경화증 ▲대동맥 박리 ▲심장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색전증) ▲혈관염 ▲대동맥 관련 수술이나 시술 등이 있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루시처럼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특발성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증상은 대개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심한 등·허리 통증 ▲다리 근력 약화 ▲감각 이상(저림·감각 소실) ▲배뇨·배변 장애 등이 있으며, 짧게는 수분에서 수시간 내에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초기 통증 이후 빠르게 하반신 마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디스크 질환이나 척수염 등 다른 신경계 질환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마비, 만성 통증, 배뇨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까지 척수 경색을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없으며, 치료는 스테로이드 투여, 혈류 개선 치료, 재활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기능 회복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특히 초기 재활치료가 장기적인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