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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원주의대 가정의학교실 정태하 교수./사진=고려인삼학회
홍삼이 폐경 후 여성의 근육 손실과 지방 증가를 억제하고,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균총 개선을 통해 비만과 혈당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감소증, 비만, 당뇨는 현대인의 대사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과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질병으로 분류했으며 우리나라도 2021년 정식 질병으로 인정했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근육량이 매년 약 0.6%씩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돼 취약 계층으로 꼽힌다. 비만과 당뇨 역시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최근에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균총의 변화가 이들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사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홍삼, 폐경 후 여성의 근육 손실 억제해
연세대원주의대 가정의학교실 정태하 교수팀은 50세 이상 폐경 후 여성 51명을 대상으로 홍삼군과 위약군에 각각 하루 2g을 8주간 섭취하게 하는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연구 결과, 8주 동안 홍삼군과 위약군 모두 시간 경과에 따른 근육량 감소가 관찰됐지만 감속 폭은 홍삼군이 더 작았다. 총 근육량 변화의 중위값은 홍삼군 ▲178g, 위약군 ▲595g으로 나타났으며, 지방량은 위약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한 반면 홍삼군에서는 유의한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홍삼이 폐경 후 여성에서 근육량 감소와 지방량 증가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BMI 25 미만의 비(非) 비만군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보다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 비 비만군에서 총 근육량 감소는 홍삼군 ▲182g, 위약군 ▲867g으로 홍삼군이 유의하게 적었고, 지방량 증가 역시 홍삼군 369g, 위약군 801g으로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억제됐다. 혈액 검사에서는 양군 모두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홍삼 섭취의 안전성도 함께 확인됐다. 정 교수는 "특히 비 비만군에서 뚜렷한 효과가 확인된 만큼, 증상이 본격화되기 전 예방적 차원에서 홍삼을 활용한다면 근감소증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균총 정상화 통해 비만과 혈당 지표 개선 가능성 제시
국립한국교통대 생명공학전공 문기성 교수팀은 고지방식이로 유도한 비만 마우스 모델을 활용해 홍삼 추출물의 항비만·항당뇨 효과와 장내 미생물 변화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정상식이군, 고지방식이군, 고지방식이와 홍삼 추출물 투여군으로 나눠 체중, 지방 축적, 혈당, 인슐린 저항성, 장내 균총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고지방식이군의 평균 체중이 45.7g까지 증가한 반면, 홍삼추출물 투여군은 41.0g으로 체중 증가가 유의하게 억제됐다.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도 홍삼추출물 투여군에서 뚜렷하게 개선됐으며, 혈당 조절과 직결되는 인슐린 분비 기능 역시 보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내 미생물 분석에서는 홍삼 추출물 투여 초·중기에 Roseburia intestinalis 등 대사 개선과 연관된 유익균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이들 균주를 비만 마우스에 직접 투여했을 때도 체중 증가 억제, 혈당 및 인슐린 저항성 지표 개선이 관찰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홍삼 추출물의 대사 개선 효과에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가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연구진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홍삼의 항염증 효과, 숙취해소 효과 등 총 16여 개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