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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칼륨 섭취를 단순히 억제하기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칼륨은 공포의 대상이다. 신장의 배설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혈중 칼륨 수치가 높아지는 '고칼륨혈증'까지 겹치면 심장 부정맥이나 심정지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체내 칼륨 90%는 신장을 통해 배출되는데 신장 기능이 약화한 신부전 환자 50% 이상은 혈중 칼륨 농도가 5.5mEq/L 이상으로 치솟는 고칼륨혈증을 경험한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가 식단에서 칼륨을 완전히 배제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특히 혈중 칼륨 농도가 7.0mEq/L 이상의 중증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근육 무력감이나 오심 등 외견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자의적으로 식단을 조절하다 자칫 과도한 금기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맹목적인 제한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고 혈관 긴장을 완화해 혈압을 낮추는 핵심 역할을 한다.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관리가 필수인 콩팥병 환자가 칼륨을 지나치게 멀리하면 이러한 임상적 이점을 모두 놓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칼륨 섭취를 단순히 억제하기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범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저칼륨 식이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칼륨이 가진 혈압 강하 등 긍정적인 효과를 제한하게 돼 임상 예후가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며 "전면적인 금기보다 득과 실을 따져보고 신중히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박이나 참외 같은 제철 과일을 한 번에 과다 섭취하는 행위는 혈중 농도를 급격히 높여 심전도상 T파의 변형이나 QRS 복합체 확장 등 위험한 신호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일상적인 식단에서 채소와 과일을 적절히 분산해 섭취하는 것은 영양 균형은 물론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결국 만성 콩팥병 환자의 관리는 절박한 금욕이 아닌, 칼륨의 영양학적 이점과 질환 관리 사이 균형을 맞추는 전략적 식단 관리가 핵심이다. 최범순 교수는 "똑같은 양의 칼륨이라도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과 하루 동안 조금씩 나눠 먹는 것은 신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며 "고칼륨혈증 위험이 있는 환자들은 칼륨 섭취를 무조건 제한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바탕으로 섭취 방식을 변화시켜 신장 부담을 줄이면서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