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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승 원장은 ADHD 환자의 말투 특징으로 ‘길게 말하는 습관’과 ‘상대방 말 끊기’를 꼽았다.​/사진=유튜브 채널 ‘책과삶’​
대화를 하다 보면 유독 말을 끊거나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말하기 습관이나 예의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21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원장이 유튜브 채널 ‘책과삶’을 통해 ADHD 환자들이 대화에서 보이는 특징과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오 원장은 ADHD 환자의 말투 특징으로 ‘길게 말하는 습관’과 ‘상대방 말 끊기’를 꼽았다. 그는 “충동 제어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고, 작업 기억력이 조금 떨어져서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까먹기 전에 빨리 하려다 보니 상대방 말을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DHD는 전두엽 기능 저하로 인해 충동 조절과 주의 집중, 작업 기억 능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고, 순서를 정해 말하기보다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내가 무슨 말 하려 했지?” “방금 뭐라고 했지?” 같은 말을 자주 하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떠오른 생각이 빠르게 사라지기 전에 말하려다 상대방의 말을 끊게 되고, 반대로 상대의 말을 듣다가도 내용을 놓쳐 다시 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ADHD 환자는 외부 자극에 쉽게 주의가 분산된다. 주변 소음이나 움직임에 금방 주의력이 흐트러진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어느 대화에 집중해야 할지 혼란을 느끼며 대화 흐름을 놓치기 쉽다.


이러한 말투와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기 쉽다. 오 원장은 “상대방 말을 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면 예의가 없거나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했다. ADHD는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가 반복되면서 위축되거나 자신감이 낮아지고, 대인관계에서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

오 원장은 ‘구조화’와 ‘시각화’ 전략을 활용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ADHD는 흔히 ‘집중을 못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집중력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에 가깝다. 좋아하는 일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반면 흥미 없는 일에는 집중이 급격히 떨어진다. 일정한 생활 루틴을 만들어 행동을 자동화하고, 집중 시간을 짧게 나눠 사용하면 실수를 줄이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 원장은 “ADHD 환자가 불편을 느끼는 것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는데, 에너지가 넘치다거나 아이디어가 풍부한 것처럼 장점들도 있다”면서도 “처한 환경에서 단점이 많이 부각되고 그것들이 삶에 불편감을 주고 있다면 그때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