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똑똑 스케치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 판막이 석회화돼 제대로 여닫히지 않아 혈류 흐름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적절한 진단,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심장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증상을 간과하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국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수는 2010년 1만4000여 명에서 2024년 4만8000여 명으로 3.4배 증가했으나 타 국가 대비 진단율이 2~10% 수준에 불과해 낮은 편이다.

헬스조선은 16일 부평문화사랑방에서 제 116회 건강콘서트 건강똑똑을 개최했다.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최익준, 변재호 교수가 ‘대동맥판막협착증, 언제 치료해야 할까’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후에는 현장에서 청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토크쇼와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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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최익준 교수가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 방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방치하면 급사 초래하기도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진행돼 판막이 점점 딱딱해지면 심장이 더 강하게 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심장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면서 정상적인 기능이 저하되고 좌심실 비대나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급사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변재호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분명한 증상이 있지만, 역류성 식도염 등 다른 질환과 명확히 구분될 만큼 특이적이지 않아 환자들이 쉽게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판막 협착이 진행돼 급사에 이를 수 있으므로 숨이 차거나 가슴 통증이 느껴진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 가능하다. ▲흉통 ▲숨가쁨 ▲실신 등의 증상으로 내원하면 청진으로 심장 소리 변화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심장초음파 검사로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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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변재호 교수가 대동맥판막협착증 주요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환자 부담 더는 최소 침습 치료법 주목
아직 약물 치료는 한계가 있어 수술, 시술이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쓰인다. 가슴을 열고 손상된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적 치료인 대동맥 판막 치환술(SAVR)과 최소 침습 시술인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I, 이하 타비시술) 등이 대표적이다. 타비시술은 흉부를 절개하지 않고 카테터라는 긴 관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고령 환자나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도 시행 가능하다. 시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에서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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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6회 헬스조선 건강콘서트 건강똑똑 현장/사진=신지호 기자
최익준 교수는 본원에서 시행한 몇몇 고령 타비시술 사례를 공유하며 “고령 환자는 수술 후 뼈가 잘 붙지 않는 등 회복이 더디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 수술보다 시술이 고려된다”고 말했다. 개흉수술 평균 회복 기간이 1~2주인 반면, 타비시술은 평균 3일로 짧다. 유럽심장학회(ESC), 유럽흉부외과학회(EACTS) 등에서도 환자가 70세 이상 고령인 경우, 타비시술을 우선 권고한다.

◇일상생활과 치료 아우르는 질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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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순서대로 헬스조선 최지우 기자, 인천성모병원 최익준, 변재호 교수가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생활습관 관리나 보험 적용 유무 등 환자들의 일상과 밀접한 질문이 이어졌다. 최익준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운동, 식습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심장질환 관리는 꾸준히 운동하고 금연, 금주하며 균형 잡힌 식습관을 실천하는 정공법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변재호 교수는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만큼 관련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노화와 동반되기 쉬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은 질환 진행을 촉진할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 접근성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타비시술은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의 치료 문턱을 낮췄다. 80세 이상 고령 환자나 심장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본인 부담률이 5% 수준으로 낮아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구체적으로 심장수술위험평가척도(STS) 점수가 8%를 초과하는 고위험군은 5%, 4~8%인 중위험군은 50%, 4% 미만인 저위험군은 80%의 본인부담률이 적용된다.


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