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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무심하던 반려동물이 특정 부위를 집요하게 건드린다면 단순한 ‘애정 표현’이 아니라 ‘질환 발생 신호’일 수 있다. /사진=thedodo 캡처
평소 무심하던 반려동물이 특정 부위를 집요하게 건드린다면 단순한 ‘애정 표현’이 아니라 ‘질환 발생 신호’일 수 있다.

최근 영국 노스링컨셔에 거주하는 수 맥켄지의 사연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수 맥켄지​는 평소 쉽게 다가오지 않는 반려묘 톰이 어느 날부터 그의 목과 어깨 부위를 지속적으로 파고들고, 앞발로 툭툭 건드리는 행동을 보이자 이상함을 감지하고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목 부위에서 종양이 발견돼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조기 발견에 성공해 빠르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고 현재는 종양을 제거 후 회복한 상태다.

이처럼 반려동물이 보호자의 질환을 먼저 알아차린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동물의 발달된 ‘감각 능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국경없는수의사회 김재영 대표(수의사)는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특유한 냄새가 나타날 수 있는데, 사람은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동물은 이를 감지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개와 고양이 등 동물은 사람보다 감각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개의 경우 후각 수용체가 2억~3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가 자라며 체내에서 달라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미세한 냄새 변화로 알아 차릴 수 있다.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탈리아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비뇨기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훈련된 탐지견이 후각을 이용해 전립선암 환자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 규슈대 연구팀에 따르면 호흡 역시 탐지견이 암 환자를 식별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행동 변화 감지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다. 반려동물은 기존에 습득한 보호자의 일상 패턴을 바탕으로 호흡, 움직임, 수면 습관 등 작은 변화를 빠르게 알아 차릴 수 있다. 질환이 발생하면 체중이 변화하거나 활동량이 감소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러한 변화를 종합적으로 인지해 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특정 부위를 반복적으로 집요하게 건드리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이 지속된다면, 가볍게 넘기기보다 한 번쯤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으면 질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다만 반려동물의 모든 이상 행동을 질환 신호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거나 환경 변화에 대한 반응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