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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많이 낳으면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통념과 달리, 출산 경험이 오히려 여성의 뇌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를 많이 낳으면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통념과 달리, 출산 경험이 오히려 여성의 뇌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졸중은 대표적인 사망 및 질병 원인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뇌졸중 환자는 65만3275명에 달한다. 특히 뇌졸중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여성의 뇌졸중 위험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초경과 폐경 시기,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수치, 임신 횟수, 호르몬 치료 여부 등을 주목해 왔다. 이러한 요소들은 평생 동안 몸이 노출되는 에스트로겐의 양에 영향을 주고, 이는 뇌혈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에 오래, 많이 노출될수록 뇌의 작은 혈관이 손상될 위험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출산 횟수와 뇌 건강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연구 결과가 엇갈려 왔다.

이에 미국 텍사스대 샌안토니오 보건과학센터 등 공동 연구진은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평균 61세 여성 1882명을 약 18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연구는 심혈관 질환의 원인과 위험 요인을 밝혀온 대표적인 장기 연구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들은 모두 뇌졸중 병력이 없었다.


연구진은 출산 횟수와 함께 폐경 시기, 호르몬 치료 여부,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 등 다양한 요인을 분석했다. 이후 추적 기간 동안 발생한 뇌졸중과 함께, MRI 검사로 확인한 '잠재적 뇌경색(증상이 없는 뇌 손상)'과 백질 변화도 살펴봤다.

그 결과, 연구 기간 동안 126명이 뇌졸중을 겪었는데, 출산을 3번 이상 한 여성은 뇌졸중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혈관성 뇌 손상 위험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다른 생식 관련 요인들은 뇌졸중이나 뇌 손상과 뚜렷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신경과 전문의 수다 세샤드리 교수는 "출산 횟수와 같은 생식 요인이 여성의 뇌졸중 위험을 평가할 때 추가로 고려될 수 있다"며 "여성 맞춤형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결과를 실제 진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 저널(JAHA)'에 최근 게재됐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