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클리닉_건국대병원 스포츠수술·통증클리닉

수술 후 통증·불편함, 재파열 가능성
'자가건' 이식으로 힘줄 생착률 높여야

재수술은 난도 높은 '중증 수술'
집도의 보조하는 '전문 이식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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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스포츠수술·통증클리닉장이 전문 이식팀과의 협업을 통한 무릎 전방십자인대 재수술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무릎에는 정강이 뼈와 허벅지 뼈를 연결하고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전방십자인대'가 있다. 이 인대가 파열되면 인대가 있던 자리에 힘줄을 이식해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후 힘줄이 서서히 녹으면서 그 자리에 인대 세포가 차오르는 방식으로 회복한다.

일부 환자는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무릎이 불안정한 것 같다" "축구나 배드민턴을 할 때 무릎이 덜컹거린다"며 수술 후 다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는 재수술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건국대병원 반월연골판이식클리닉장 겸 스포츠수술·통증클리닉장을 맡고 있는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는 "당장은 아프지 않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더라도, 무릎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 연골이 손상되고 종국에는 무릎 움직임이 불편해지는 동시에 통증까지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재파열 원인 다양해, 회복도 제각각

한 번 수술한 전방십자인대가 재파열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수술 후에 충분한 회복 기간을 갖지 않고 운동에 복귀했을 때다. 이동원 교수는 "이식한 힘줄이 녹으며 인대가 되는 자연 생착 과정이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걸린다"며 "6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고강도 운동에 복귀했다가는 재파열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식건의 생착 속도와 정도에도 개인차가 있어, 같은 시기에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사람마다 재파열 위험이 다르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첫 수술 때 전방십자인대가 있던 자리에 힘줄을 이식하기 위해 뼈에 뚫어놓은 터널의 위치가 좋지 않거나, 타고나기를 정강이 뼈 기울기가 큰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식해둔 힘줄에 계속 자극이 가해질 수 있어서다.

이미 수술을 했음에도 무릎이 불안정하다고 느낀다면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 등으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사 결과 재파열된 것으로 확인되면 재수술이 필요하다.

재수술, 첫 재건술보다 고난도

전방십자인대 재수술은 첫 번째 수술보다 조건이 불리하다. 앞선 수술로 인해 무릎뼈에 이미 골(骨) 터널이 생긴데다, 무릎이 불안정한 상태로 생활하며 연골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힘줄이 인대로 생착돼야 할 곳 주변의 조직 상태가 나빠진 경우가 많다. 이동원 교수는 "선행 수술에서 뚫은 골 터널이 너무 넓거나 재수술 시 골 터널을 뚫어야 하는 자리에 기존 골 터널이 애매하게 걸쳐 있을 경우, 뼈 이식을 통해 먼젓번에 만든 골 터널을 막은 다음 새로 뚫어야 한다"며 "뼈 이식을 한 다음 본격적인 재수술에 들어가기까지 6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뼈 이식 후 재수술을 기다리는 동안 무릎을 불안정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불안정성이 지나치게 심하면 뼈 이식을 할 때 관절 바깥쪽에 인대 보강술을 시행해, 무릎을 임시로나마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 있게 한다. 활동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날에는 무릎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한다.

재수술에서는 이식한 힘줄이 골 터널 안에서 얼마나 단단히 고정되고, 잘 생착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환자 자신의 몸에서 채취한 힘줄인 '자가건'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자가건 중에서도 대퇴 사두건을 쓸 경우, 힘줄에 연결된 슬개골 일부를 함께 채취해 이식하면 골 터널 안에서 더 견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대퇴 사두건은 두껍고 강도가 충분한 데다, 뼈를 포함해 이식할 수 있어 재수술에 특히 유리하다"며 "대퇴 사두건을 슬개골과 함께 적절한 두께로 채취하고 이식이 가능한 상태로 다듬는 것은 고난도 행위인 만큼 수술 시간이 더 소요된다"고 말했다.

경험 많은 의료진, 전문 이식팀 필수


전방십자인대 재수술은 정형외과 분야의 '중증 수술'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릎 인공 관절 재수술보다 난도가 높다. 환자의 무릎 상태에 따라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받는 것이 안전하며, 전문 이식팀 또한 필요하다.

이동원 교수는 "이식 조직을 다듬고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이식팀과 환자에게 필요한 경우 반월 연골판 이식술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어야 전방십자인대 재수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는 술·담배 피하고 운동 강도 낮춰야

환자 스스로 사후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흡연과 음주는 금물이다. 이식한 힘줄이 녹은 자리에 인대 세포들이 차오르며 인대로 변환되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수술이 잘 됐더라도 축구·농구·스키 등 고강도 운동은 전방십자인대를 다치기 이전의 강도로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골프 역시 실제 골프장에 나가서 하는 것은 무리다. 경사지거나 울퉁불퉁한 지면에서 스윙하다가 무릎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어서다. 스윙 자체가 무릎에 하중이 실리는 동작이니 스크린 골프도 자주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이식한 힘줄이 잘 생착돼도, 강도가 몸에 원래 있던 전방십자인대에 미치지는 못한다"며 "과거에 100의 강도로 운동했다면, 전방십자인대 수술 후 운동에 복귀할 때는 50~70의 강도로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방십자인대 다쳐도 헬스장 갈 수 있어요]

무릎 부상을 당하면 섣불리 운동하기 두렵다. 다행히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들은 대부분 안전해, 전방십자인대가 손상된 상태라도 크게 부상 위험이 있지는 않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는 "전방십자인대가 없는 사람에게도 하체를 사용하는 운동을 권한다"며 "허벅지 앞·뒤 근육을 강화하면 무릎을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스쿼트도 괜찮다. 엉덩이를 너무 아래까지 내리거나, 과도하게 무거운 무게로만 하지 않으면 된다. 이 교수는 "맨몸 스쿼트나 무릎 통증 없이 견딜 수 있는 무게로 무릎이 약 90도까지만 굽혀지게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엉덩이 근육을 기르는 것도 좋다. 무릎 십자 인대가 없어서 생기는 몸의 불안정성을 몸의 코어 근육이 어느 정도 상쇄해주기 때문이다. 트레드밀과 실내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역시 괜찮다.

운동을 해도 될지 알아보려면 박스에 한 발로 딛고 올라서서 한쪽 다리로만 스쿼트 자세를 시도해보도록 한다. 골반이 어느 한 쪽으로 무너지거나, 내려가는 동작에서 무릎이 안으로 지나치게 기운다면 운동을 다시 시작했을 때 전방십자인대가 재파열될 위험이 크다.

박스에서 한발로 딛고 서 있다가 한쪽 다리로만 바닥에 착지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골반 균형이나 무릎 정렬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저강도 운동부터 다시 시작해볼 수 있다.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