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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6개월에 한 번 주사해 혈압을 낮추는 ‘질레베시란(zilebesiran)’의 임상 2상 결과가 나왔다.

영국 퀸메리런던대 연구팀이 주도한 질레베시란 글로벌 임상 2상(KARDIA-2) 결과가 최근 게재되면서 고혈압 치료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질레베시란을 기존 혈압약과 함께 투여한 환자군이 혈압약만 먹은 환자군보다 더 큰 폭의 혈압 감소를 보였다.

이번 임상은 기존 약물로 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던 성인 6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질레베시란을 기존 고혈압 치료제인 ▲인다파미드(이뇨제) ▲암로디핀(칼슘채널차단제) ▲올메사르탄(안지오텐신 수용체차단제)과 함께 투여한 결과 3개월 시점에 수축기 혈압이 감소했고 이 효과가 6개월 동안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투여 3개월 시점에서 수축기 혈압은 위약군 대비 최대 12mmHg 이상 추가로 낮아졌다. 올메사르탄 병용군과 인다파미드 병용군에서 각각 약 12mmHg, 암로디핀 병용군에서도 약 10mmHg 가까운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기존 혈압약과 질레베시란의 가장 큰 차이는 작용 원리에 있다. 현재 처방에 쓰이는 고혈압 약은 이미 만들어진 혈압 상승 관련 단백질을 막거나,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소변을 배출시켜 혈압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증상 중심 치료제다. 그래서 약을 주기적으로 복용하지 않으면 혈압이 다시 상승한다. 반면 질레베시란은 혈압을 높이는 핵심 단백질인 안지오텐시노겐(AGT)이 아예 만들어지지 못하게 차단하는 기전이다. 혈압이 상승하는 경로 자체를 막아 놓는 것이다.

안전성 지표 또한 긍정적이다. 질레베시란 투여군에서 관찰된 주요 부작용은 주사 부위 통증(약 3.6%)과 경미한 혈청 칼륨 수치 상승 등이었다. 치명적인 저혈압이나 신장 기능 손상 등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장기 안전성 및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성 감소 효과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에 게재됐다. 


김경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