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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먹는 알부민’ 제품이 간 건강을 간편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인식 속에 인기를 끌고 있다. 잦은 음주와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간 기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진 사회적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간질환은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특히 40~50대에서 중요도가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먹는 알부민에 대한 기대가 실제 의학적 근거와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간질환에서 알부민 수치는 단순한 영양 상태가 아니라 간 기능과 염증, 체액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원 교수는 “간질환 환자에서 알부민은 단순한 영양 지표가 아니라 간의 합성 기능과 염증, 체액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며 “수치가 낮다고 해서 단순히 보충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알부민, ‘먹는 단백질’과는 다른 개념
알부민은 간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혈장 단백질로, 혈관 내 수분을 유지하고 호르몬·약물·비타민 등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수치가 낮으면 부종이나 복수 등 전신 상태 악화를 시사할 수 있다.

하지만 저알부민혈증이 반드시 단백질 섭취 부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간 기능 저하, 신장을 통한 단백질 소실, 염증 반응, 체액 증가에 따른 희석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정성원 교수는 “알부민 수치는 ‘얼마나 먹었느냐’보다 ‘몸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느냐’를 반영하는 결과에 가깝다”며 “원인을 파악하지 않은 채 특정 성분을 보충하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왜 효과 기대 어려울까?
시중의 ‘먹는 알부민’ 제품 대부분은 계란 흰자에서 추출한 난백알부민을 원료로 한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서 기능성이 인정된 알부민 원료는 제한적이며, 이마저도 ‘혈중 알부민 증가’가 아닌 ‘식후 혈당 상승 억제’와 관련된 기능이다.


무엇보다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섭취한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흡수되기 때문에, 먹은 알부민이 그대로 혈액 속 알부민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정성원 교수는 “먹는 알부민이 혈청 알부민으로 직접 이어진다는 개념은 생리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알부민 수치는 염증, 감염, 간 기능, 신장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순 섭취로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영양 관리 자체는 중요하다. 대한간학회는 복수를 동반한 간경변 환자에게 하루 체중 1kg당 1.2~1.5g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이는 특정 제품이 아닌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한 영양 관리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간질환 치료에서 ‘효과 입증’은 정맥 주사용 알부민
간질환에서 알부민 치료 효과가 입증된 영역은 따로 있다. 정맥으로 투여하는 알부민은 특정 상황에서 명확한 치료 근거를 가진다. 대표적으로 대량 복수 천자 시 순환기 합병증 예방을 위해 사용되며,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에서는 항생제와 병용 시 신기능 악화와 사망률 감소 효과가 보고됐다. 간신증후군에서도 혈관수축제와 함께 치료의 일부로 활용된다.

정성원 교수는 “간질환에서 알부민 투여는 단순 보충이 아니라 합병증의 기전을 겨냥한 치료”라며 “근거가 있는 상황에서 정맥 주사 형태로 사용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수치보다 중요한 건 왜 낮아졌는지”
그렇다고 모든 저알부민혈증에 알부민 투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입원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알부민을 투여해도 감염이나 사망률 감소 효과는 없고, 오히려 이상반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소화기학회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합병증이 없는 단순 복수 환자에게 알부민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정성원 교수는 “알부민 수치가 낮을 때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먹을까’가 아니라 ‘왜 낮아졌을까’”라며 “복수, 감염, 신기능 저하, 영양 상태 등을 먼저 평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치만 보고 제품을 선택하기보다,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