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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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보틱스가 개발한 웨어러블 보행 로봇 윔 에스/사진=위로보틱스
노년기 삶의 질은 스스로 걸을 수 있느냐 아니냐가 가른다. 보행이 어려워지면 사회생활이 단절되는 동시에 간단한 이동조차 어려워져 급격한 노쇠가 시작된다.

이러한 노인들을 위해 헬스테크 업계에서는 다양한 보행 보조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 제품 전시회 CES에서 웨어러블 로봇으로 혁신상을 받은 위로보틱스(WIRobotics)가 그중 하나다. 로봇을 착용하고 걷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송파구에 있는 윔 보행 운동 센터 인근 공원에서 위로보틱스의 보행 보조 로봇 ‘윔 에스(WIM S)’를 직접 체험해봤다.

◇하나의 로봇으로 다양한 ‘보행 보조 모드’ 구현
위로보틱스가 개발한 웨어러블 보행 로봇 윔 에스는 허리춤에 착용하는 본체와 본체에서부터 허벅지를 타고 내려와 무릎까지 이어지는 스틱으로 구성된다. 본체와 스틱을 각각 밴드로 몸에 고정한 다음, 기기 전원을 켜고 어플리케이션에서 구동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모드 특성에 따라 스틱과 밴드를 통해 몸에 전달되는 힘의 양상이 달라진다.


기존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에어·등산·케어·아쿠아 등 네 가지 모드가 제공됐다. 이 모드들을 통해 평지에서는 대사 에너지 소모를 최대 20% 절감하고, 계단이나 경사로에서는 근 부하를 줄여 무릎이나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완화한다. 모드마다 특화된 기능이 있다. 에어 모드는 땅을 박차 오르며 걸음을 내딛는 동작을 보조함으로써 걸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를 절감한다. 등산 모드는 경사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움직임을 보조하는 데 특화됐고, 케어 모드는 하체 힘이 부족해 좁은 보폭으로 종종걸음을 걷는 시니어에게 특화됐다. 아쿠아 모드는 물속에서 걸을 때처럼 다리에 저항을 주기 위해, 걸을 때 다리가 나아가는 반대 방향으로 힘을 가한다. 이로써 걷기를 평소보다 고강도 운동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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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 프리미엄 이용 화면/사진=위로보틱스
오는 4월 20일 정식 론칭하는 윔 에스 기반 구독 서비스 ‘윔 프리미엄’에는 밸런스·소프트·슬로 조깅 등 세 가지 모드가 추가된다. 윔 프리미엄은 기존 윔 에스 기기 사용자라면 별도의 하드웨어 교체 없이 모바일 앱 업데이트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밸런스 모드는 다리 한쪽 힘이 특히 부족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중 로봇의 보조를 더 강하게, 오래 받고 싶은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소프트 모드는 기존 에어 모드나 케어 모드의 힘이 관절에 부담된다고 느끼는 사람을 대상으로, 보다 부드럽게 보행을 돕는다. 관절염이나 무릎 인공 관절 수술로 인해 무릎에 충격이 가해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슬로 조깅 모드는 걷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볍게 뛰고 싶은 시니어를 위해 마련됐다.

◇로봇 덕에 활동량 늘고 운동도 가능해져
기자도 직접 로봇을 착용하고 공원을 걸어봤다.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에 실리는 힘이 줄고, 걷거나 경사진 곳을 오를 때 다리를 들어 올리기도 쉬웠다. 하체가 평소보다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로봇이 보행을 보조하고 있으니 약 1.6kg인 본체의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함께 윔 에스 체험에 참여한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부모님이 6070세대셔서, 기능을 개발할 때마다 직접 로봇을 착용해보시게 한 다음 고령자의 실제 움직임에 로봇의 움직임이 잘 어우러지는지 확인한다”며 “어머니께서 원래는 무릎 관절이 아파 늘 땅을 보고 웅크린 자세로 걸으셨는데, 윔 에스를 소프트 모드로 착용하고서는 어깨를 펴고 정면을 보며 걷기 시작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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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 에스를 착용하고 걷는 모습/사진=이해림 기자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생활하면 오히려 신체 능력이 퇴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그러나 데이터는 그 반대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평소에는 혼자 힘으로 5분도 걷지 못하는 시니어가, 보행 보조 로봇을 착용하면 10분에서 20분을 걸을 수 있게 된다”며 “총 운동량이 늘어나니 신체 기능도 향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로보틱스는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상태로 물리치료사와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윔 보행 운동 센터에서 운영 중이다. 평균 나이 78.6세 성인들을 대상으로 윔 운동 프로그램을 4주 시행했더니 보행 나이가 운동 전 70세에서 운동 후 54세로 젊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위로보틱스의 보행 보조 로봇은 현재는 운동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판매되고 있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의료기기 허가 심사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이해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