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예술을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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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교수 그림
햇살이 따뜻해지고, 사람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지며 화사해집니다.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벚꽃잎마저 아름답게 느껴지는 봄날입니다.

멀리 나들이를 가지 않아도, 늘 걷던 동네 길에도 꽃이 가득합니다. ‘축제’라는 현수막이 없어도, 간지러운 바람에 산들거리는 꽃잎과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들의 웃음소리는 우리의 일상을 충분히 화려한 축제로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이 환하게 밝아질수록 내가 서 있는 자리가 더 초라하고 쓸쓸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봄이 되면 일조량이 늘어나며 몸의 생체 리듬도 함께 변합니다. 잠을 유지하게 하는 멜라토닌은 줄어들고, 활동을 돕는 세로토닌은 증가합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곧바로 안정된 기분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몸이 먼저 깨어나면서 이유 없이 예민해지거나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마치 몸은 이미 봄을 맞았는데, 마음은 아직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처럼요.

그럴 때 우리는 묻게 됩니다. “사람들은 다 환하게 웃고 있는데, 나는 왜 이럴까?” 그리고 봄을 즐기지 못하는 나 자신을 재촉하게 되지요.

이처럼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처럼 느껴질 때, 가장 쉽게 해볼 수 있는 것은 ‘호흡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꽃이 핀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내 안에서 오르내리는 호흡에 조용히 집중해봅니다.


사람들의 소리, 아이들의 웃음, 새소리가 스쳐 지나가고 이내 나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작은 종이 위에 호흡을 따라 선을 그려봅니다.

숨이 들어올 때 하나의 선,
숨이 나갈 때 또 하나의 선.

위에서 아래로, 혹은 좌에서 우로, 호흡의 리듬을 따라 선을 이어갑니다. 그 선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나만의 리듬을 찾아갑니다.

종이 위에 쌓인 나의 호흡을 바라보며 오늘 들은 새소리, 오늘 본 하늘, 아이들의 웃음을 작게 그려 넣어도 좋겠습니다.

2026년 봄, 창밖의 세상에는 봄이 왔지만 내 마음은 아직 봄이 아닌 것 같나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봄이 아직 오지 않았더라도, 지금의 나는 이 호흡 속에서 이미 충분히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호흡이 편안한 리듬으로 천천히 봄을 준비하고 있음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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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드림(서울여자대학교 교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