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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 홉킨스대 연구에 따르면, 8만 명 이상의 노인을 분석한 결과 치매 환자는 진단 최대 6년 전부터 신용 점수가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라고 하면 보통 '기억력 저하'를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가장 흔한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손상시켜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초기 치매는 기억력 문제보다 더 미묘한 변화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100가지 이상 유형을 포함하는 질환으로, 종류에 따라 초기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은 기억력보다 다른 증상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기억력 저하 외에 주목해야 할 초기 치매 신호 3가지를 소개했다.

◇충동적이고 비합리적 판단
평소와 달리 충동적으로 소비를 하거나, 필요 없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행동은 초기 치매 신호일 수 있다. 치매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뿐 아니라, 판단과 계획,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위험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실제로 존스 홉킨스대 연구에 따르면, 8만 명 이상의 노인을 분석한 결과 치매 환자는 진단 최대 6년 전부터 신용 점수가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구에서는 치매 진단 전 5년 동안 공과금 연체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은 특히 전두측두엽 치매에서 흔하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전체 치매의 약 10%를 차지하며, 성격 변화나 충동적 행동, 언어장애가 먼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사회적 고립
치매 초기에는 사람을 피하고 혼자 있으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말을 만들고 이해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손상되면서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대화가 힘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게 된다.

또 이름이나 얼굴을 자주 잊게 되면서 창피함이나 불안감 때문에 스스로 사회적 관계를 줄이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위축은 알츠하이머병과 전두측두엽 치매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한편 60만 명 이상을 분석한 2025년 연구에서는 외로움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14%, 혈관성 치매 위험을 17%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자극이 부족하면 뇌 염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야·시각 이상
치매는 시각과 관련된 뇌 영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과 공간 인식을 담당하는 두정엽이 손상되면 거리 감각이 떨어지거나 사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루이소체 치매에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는 '환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후방피질위축증(PCA) 환자는 기억력 저하보다 시각 이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2023년 연구에서는 시력 저하가 있는 사람은 치매나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약 6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시력 교정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