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전립선이 몇 cc인가요? 많이 큰가요?”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전립선비대증을 이야기할 때 크기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나오는 반응이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 성인 평균 전립선 크기인 20cc보다 점점 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중요한 건 크기만이 아니다.

실제 배뇨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증상이 전립선 크기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전립선이 60cc인 경우보다 30cc일 때 소변을 더 못 보는 경우도 있다. 크기가 비슷해도 소변 길(요도)이 어떻게 막혔는지에 따라 요속이나 잔뇨량이 크게 차이가 난다. 개인적으로 이를 ‘전립선 관상’이라고 부른다. 사람 얼굴이 다 다르듯, 전립선도 모양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진료실에서 실제로 초음파 영상을 제시하면 환자들도 “가운데 막힌 게 보인다”라며 바로 이해한다. 특히 가운데에 잠자리 눈처럼 동그랗게 알맹이가 보이고 이행대가 바깥과 확연히 구분돼 보이면, 소변 길이 막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크기가 작아도 소변을 약하게 보는 환자가 있고, 반대로 크기가 크더라도 의외로 소변을 잘 보는 차이가 생긴다.

결국 중요한 건 크기보다 어떤 모양으로 요도를 막고 있는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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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립선 초음파 영상
비슷한 크기에서도 전립선 모양에 따른 차이는 분명하다. 전립선이 45cc 정도라 하더라도 이행대가 얼마나 비대해 있는지, 내시경에서 양측엽이 어떤 형태로 요도를 압박하고 있는지에 따라 막힘의 정도는 달라진다. 양측엽이 대칭적으로 비대해 요도를 압박하기도 하고, 한쪽이 더 돌출돼 비대칭적인 폐색을 보이기도 한다. 같은 크기라도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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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동일한 전립선 크기이지만 요도 폐색 정도가 다름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방광출구 폐색’이다. 전립선이 단순히 옆으로 커지는 것이 아니라 방광 쪽으로 자라며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방광 내 돌출’이라고 하는데, 이런 형태에서는 전립선 크기가 크지 않아도 약물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막힌 부위를 제거하는 치료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전립선 결찰술(유로리프트), 리줌, 아이틴드(iTind)처럼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 있는가 하면, 아쿠아블레이션(로봇 워터젯수술)이나 홀렙(HoLEP)수술처럼 실제 비대 조직을 절제해 제거하는 수술도 있다. 다만, 전립선 결찰술(유로리프트)과 같은 시술적 치료는 전립선이 매우 큰 경우(80g 이상)에는 제한이 있고, 중엽 비대나 방광 내 돌출 같은 형태에서는 적용이 어렵거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아쿠아블레이션과 홀렙수술은 비대 조직을 직접 절제하는 방식이라 수술 효과가 확실한 편이다. 아쿠아블레이션(로봇 워터젯수술)은 정구 주변 조직을 보존하는 설계(Hood Sparing)를 통해 사정력 보존도 기대할 수 있지만, 비용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반면에 홀렙은 비대 조직을 확실히 제거해 가장 효과적인 수술 방법이면서 동시에 건강보험도 적용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행성 사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질환의 치료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전립선의 크기뿐만 아니라, 전립선의 모양과 폐색 양상 또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을 결정할 때는 전립선의 크기와 모양뿐 아니라 방광 상태, 연령, 심장질환 여부, 마취 가능 여부, 사정력 보존 필요성, 비용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한다.

20여 년간 6000건 이상의 전립선비대증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홀렙수술·아이틴드·​리줌·​아쿠아블레이션(로봇 워터젯 수술)·​전립선 결찰술(유로리프트) 등 다양한 치료 방법 중에서 어느 수술이 환자 상태에 맞는지 판단해 환자 맞춤 수술법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전립선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에 맞는 맞춤 치료를 선택하는 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이 칼럼은 류경호 골드만 비뇨의학과 강남점 원장의 기고입니다.)


류경호 골드만 비뇨의학과 강남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