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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보통 간 건강에만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췌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술의 주 성분인 에탄올이 체내로 들어오면 '지방산 에틸에스테르'라는 대사 산물로 변환된다. 이 대사 산물은 췌장의 염증과 췌장이 딱딱해지는 섬유화를 유발해 만성적인 췌장염을 일으킨다. 또 에탄올은 흡수·분해 과정을 거치면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로도 변하는데, 이 물질은 단백질이나 DNA와 결합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하루에 소주 두 잔에 해당하는 15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고,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 발생 위험을 13.3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소주 한 병 이상을 두 시간 안에 마시는 '폭음'은 급성 췌장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췌장은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 췌장액을 만들어 낸다. 폭음하거나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면 췌장액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해 췌장 세포에 손상을 입힌다. 손상이 지속되면 염증이 된다. 실제로 국내 한 대학병원이 급성 췌장염으로 치료받은 65세 미만의 환자 142명을 분석한 결과, 급성 췌장염 원인 1위는 술(45.8%)로 나타났다.

췌장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술을 마셔야 한다면 천천히 마시자. 췌장에 무리가 덜 간다. 평균적으로 한 시간 동안 분해되는 알코올의 양은 10g 정도다. 술을 마신 후 숙취가 오래 가고 잘 취하는 사람들은 췌장 건강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폭음한 다음 날 상복부 깊은 곳에서 묵직한 통증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면 급성 췌장염일 수 있다. 등, 가슴, 아랫배로 통증이 뻗는 양상을 보이면 혈액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