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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를 복용한 뒤,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은 20대 남성이 심정지까지 겪은 사례가 보고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통제를 복용한 뒤,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은 20대 남성이 심정지까지 겪은 사례가 보고됐다.

이탈리아 사사리대 의과대 연구팀에 따르면, 28세 남성이 운동 중 발생한 허리 통증을 가라앉히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복용했다. 하지만 약을 먹은 직후 극심한 가슴 통증이 발생했고, 남성은 급히 응급실을 찾았다.

진료 과정에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남성은 치명적인 부정맥인 심실세동을 일으키며 갑작스러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즉각 전기 제세동과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치를 시행해 가까스로 고비를 넘겼다.

이후 정밀 검사를 위해 시행한 관상동맥 조영술에서는 혈관이 막혀 있는 등 구조적 이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극도로 수축하는 ‘관상동맥 연축’ 증상이 확인됐다.

남성은 고혈압·당뇨병 등 위험 요인이 전혀 없었다. 다만, 그는 한 달 전에도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유사한 흉통으로 내원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관상동맥 폐쇄가 없는 심근경색으로 진단해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퇴원했다. 의료진은 검사 결과와 과거 이력을 종합해, 그를 ‘제1형 코니스 증후군’으로 진단했다.


코니스 증후군은 알레르기 반응과 함께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특정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면, 체내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며 염증 매개 물질이 분비된다. 이 물질들이 심장 관상동맥에 작용해 혈관 경련이나 혈전 형성을 일으키고, 그 결과 급성 심전도 변화와 흉통이 나타난다.

남성은 원인 물질인 소염진통제 복용을 즉각 중단하고, 알레르기 억제 치료를 받았다. 이후 그는 일주일 만에 심장 기능을 완전히 회복해 퇴원했다. 퇴원 후 한 달간 진행된 추적 관찰에서도 재발이나 후유증 없이 완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코니스 증후군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진단이 지연되면 심근경색이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정 음식이나 약물에 노출된 뒤 가슴 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국제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Case Reports in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김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