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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 비만이 성인기 소득 수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동기 비만이 성인기 소득 수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럿거스대 환경생물과학대 연구팀은 약 20년에 걸친 대규모 추적 데이터를 분석해 아동기 비만이 이후 경제적 성취와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연구팀은 미국 청소년 건강 종단 연구에 참여한 2만여 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참가자들의 청소년기 체질량지수(BMI)와 성인기 소득 수준, 건강 상태를 비교했으며, 유전자 도구변수 기법을 적용해 지능이나 가정 환경 등 변수를 통제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비만이었던 사람은 정상 체중이었던 또래보다 성인이 된 이후 소득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컸다. 특히 부모 세대 대비 소득 순위가 평균 약 20퍼센타일포인트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건강 문제와 신체 기능 저하도 확인됐다. 아동기 비만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비만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정상 체중 또래보다 3.1~3.8배 높았고, 수면무호흡증 등 만성 질환 위험 증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특히 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로 꼽히는 성인기 중반(평균 연령 37.5세)에 접어들면, 계단을 오르는 등 일상적인 신체 활동에서도 실질적인 제약을 겪을 확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동기 비만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가 직업 선택의 폭을 좁히고 소득 수준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비만으로 인한 만성 피로와 인지 기능 저하는 업무 집중력과 수행 능력을 떨어뜨려 생산성을 낮출 수 있으며, 이는 고도의 업무 수행 능력을 요구하는 직군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비만이 초래하는 심리적 영향도 지적했다. 아동기 비만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동반하기 쉬워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기에는 뚜렷하지 않았던 자살 위험이 시간이 지날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럿거스대 얀홍 진 교수는 “어린 시절에 비만이었던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성인이 됐을 때 경제적 지위에 불이익을 준다”라며 “단순한 건강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 계층 이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Journal of Population Economics’에 최근 게재됐다.


김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