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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혈액 속 세포 분석을 통해 전립선암의 전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됐다. 혈액 검사만으로 암의 특성을 분석하는 액체생검 기반 정밀의료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립선암은 연평균 증가율 13%로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이다. 가장 최근 통계에서 폐암을 제치고 국내 남성암 1위에 등극했다. 조기 검사와 적극적인 치료로 생존율이 많이 향상됐지만, 환자의 25~30%에서는 재발하고 이 중 일부는 더 악화돼 전이성 전립선암이 된다. 전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많지 않았다.

국립암센터 정재영 비뇨기암센터장 연구팀은 전이성 전립선암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를 찾기 위해 단일세포 RNA 시퀀싱(scRNA-seq) 기법과 순환종양세포(CTC) 분석을 결합한 통합 접근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종양세포와 면역세포의 특징을 동시에 지닌 ‘CD45⁺KRT18⁺ 하이브리드 순환세포’를 확인하고, 해당 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심층 분석했다.

순환종양세포는 원발 종양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통해 순환하는 암세포로, 암의 전이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하이브리드 순환세포 서로 다른 성격의 세포 특징이 섞여 있는 상태로 혈액 속을 떠다니는 세포로, 종양세포와 면역세포의 특징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분석 결과, CD45⁺KRT18⁺ 하이브리드 순환세포는 일반 면역세포와 비교했을 때 단백질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 활동은 증가하고, 세포 에너지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 활동은 감소하는 특징적인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종양과 면역계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며, EMT(상피-간엽 전이)와 같은 암 전이와 관련된 생물학적 변화와도 연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EMT는 암세포가 이동하기 쉬운 성질로 변해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게 되는 생물학적 과정을 뜻한다.

또한 연구팀이 유전자 발현 패턴을 기반으로 전이 여부를 예측하는 분석 모델을 적용한 결과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해당 유전자 패턴이 전립선암의 전이 가능성을 반영하는 분자적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향후 혈액 검사만으로도 전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재영 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 속 하이브리드 순환세포가 종양과 면역계 사이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중요한 생물학적 단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발견은 전립선암 환자의 전이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한현호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되었으며, 국제 학술지 THERANOSTICS에 최근 게재됐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