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테크 생생 후기]
<편집자주>
무엇이든 ‘장비 빨’이 중요한 요즘. 질병 진단과 치료 그리고 관리에도 ‘장비’는 필수입니다. 이러한 추세 속에 디지털의료기기·전자약을 비롯한 다양한 의료기기가 속속들이 개발되는 중입니다. 기기명을 검색하면 개발자가 전하는 개발 일기부터 기대 효능, 투자받은 금액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가 쏟아집니다. 딱 하나, ‘실사용기’만 빼고요. 이에 [헬스테크 생생 후기]는 의료진과 환자에게 직접 들은 ‘체감 효과’를 전해드립니다. 기기의 원리, 관련 제도, 질병 치료에 대한 조언은 덤입니다.
65세 한상국씨는 소변 검사에서 콩팥 이상 신호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었다. 그 결과 신장에서 결석이 여럿 발견됐다. 그중 지름이 1.2cm에 달하는, 가장 큰 것만 수술로 제거하기로 했다.
주치의인 고려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 박민구 교수는 그에게 수술 로봇을 사용해보자고 권했다. 국내 기업인 로엔서지컬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요로·신장 결석 내시경 수술 로봇 ‘자메닉스’다.
◇신장 결석 내시경 수술 “생각보다 고된 노동”
요로·신장 결석은 크기가 3~4mm보다 작으면 자연 배출을 기다려볼 수 있다. 이보다 크면 체외 충격파로 잘게 부순 다음 자연 배출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외 충격파가 만능은 아니다. 박민구 교수는 “결석 지름이 7~8mm 이상라면 체외 충격파를 가해도 잘 분쇄되지 않을 수 있고, 분쇄되더라도 조각이 지나치게 많아 자연 배출이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며 “신장 결석은 충격파를 가하면 신장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때에 고려하는 것이 내시경 수술이다.
요로·신장 결석 내시경 수술에는 내시경과 레이저 그리고 의료용 집게가 필요하다. 박민구 교수는 “요도로 내시경을 삽입한 다음 내시경 한가운데의 공간으로 가느다란 선 형태의 레이저를 집어넣어 결석을 분쇄한다”며 “결석이 조각나면 내시경 구멍에서 레이저를 빼고서, 가 집게를 다시 집어넣어 돌을 빼내야 한다”고 말했다. 결석이 요로에 있을 때에는 단단한 일직선 모양의 ‘경성 내시경’을 이용해도 되지만, 콩팥과 요로 경계부인 신우 그리고 콩팥에 있는 결석이라면 부드럽게 휘어지는 ‘연성 내시경’이 필요하다. 내시경을 넣을 수 있는 몸속 경로가 신우부터는 곡선으로 꺾이기 때문이다. 콩팥 안부터는 이 길이 미로처럼 더욱 복잡해지기도 해, 연성 내시경을 이용해도 결석에 접근이 까다로운 때도 많다.
이처럼 요로·신장 결석 내시경 수술은 생각보다 고된 육체노동인데다가 의사 두 명이 필요하다. 한 명은 결석이 보이도록 내시경 위치를 고정하고 있느라 수술 내내 꼼짝할 수 없다. 내시경을 잡은 의사의 손발이 자유롭지 않으니, 레이저와 집게를 이용해 결석을 부수고 빼내는 것은 보조자로 참여한 다른 의사가 해야 한다. 게다가 수술 동안 내시경 이외에 씨암(C-arm)이라고 하는 실시간 엑스레이 촬영 장치도 이용해서 결석을 확인하기 때문에, 수술자는 약 5kg에 달하는 방사선 차폐복을 입은 채로 움직여야 한다. 박민구 교수는 “차폐복을 입고 30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지치기 시작하는데, 입은 채로 내시경을 가만히 고정한 채 버텨야 하니 체력적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 간 합이 맞지 않을 때에도 문제다. 내시경을 잡고 있는 집도의가 생각하기에 레이저를 쏘는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도, 보조자에게 말로 지시할 수 있을 뿐 직접 레이저를 잡을 수는 없다. 이에 내시경을 잡은 전담 수술자 이외에 보조자의 경험과 실력도 수술 성패의 관건이었다.
무엇이든 ‘장비 빨’이 중요한 요즘. 질병 진단과 치료 그리고 관리에도 ‘장비’는 필수입니다. 이러한 추세 속에 디지털의료기기·전자약을 비롯한 다양한 의료기기가 속속들이 개발되는 중입니다. 기기명을 검색하면 개발자가 전하는 개발 일기부터 기대 효능, 투자받은 금액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가 쏟아집니다. 딱 하나, ‘실사용기’만 빼고요. 이에 [헬스테크 생생 후기]는 의료진과 환자에게 직접 들은 ‘체감 효과’를 전해드립니다. 기기의 원리, 관련 제도, 질병 치료에 대한 조언은 덤입니다.
65세 한상국씨는 소변 검사에서 콩팥 이상 신호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었다. 그 결과 신장에서 결석이 여럿 발견됐다. 그중 지름이 1.2cm에 달하는, 가장 큰 것만 수술로 제거하기로 했다.
주치의인 고려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 박민구 교수는 그에게 수술 로봇을 사용해보자고 권했다. 국내 기업인 로엔서지컬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요로·신장 결석 내시경 수술 로봇 ‘자메닉스’다.
◇신장 결석 내시경 수술 “생각보다 고된 노동”
요로·신장 결석은 크기가 3~4mm보다 작으면 자연 배출을 기다려볼 수 있다. 이보다 크면 체외 충격파로 잘게 부순 다음 자연 배출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외 충격파가 만능은 아니다. 박민구 교수는 “결석 지름이 7~8mm 이상라면 체외 충격파를 가해도 잘 분쇄되지 않을 수 있고, 분쇄되더라도 조각이 지나치게 많아 자연 배출이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며 “신장 결석은 충격파를 가하면 신장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때에 고려하는 것이 내시경 수술이다.
요로·신장 결석 내시경 수술에는 내시경과 레이저 그리고 의료용 집게가 필요하다. 박민구 교수는 “요도로 내시경을 삽입한 다음 내시경 한가운데의 공간으로 가느다란 선 형태의 레이저를 집어넣어 결석을 분쇄한다”며 “결석이 조각나면 내시경 구멍에서 레이저를 빼고서, 가 집게를 다시 집어넣어 돌을 빼내야 한다”고 말했다. 결석이 요로에 있을 때에는 단단한 일직선 모양의 ‘경성 내시경’을 이용해도 되지만, 콩팥과 요로 경계부인 신우 그리고 콩팥에 있는 결석이라면 부드럽게 휘어지는 ‘연성 내시경’이 필요하다. 내시경을 넣을 수 있는 몸속 경로가 신우부터는 곡선으로 꺾이기 때문이다. 콩팥 안부터는 이 길이 미로처럼 더욱 복잡해지기도 해, 연성 내시경을 이용해도 결석에 접근이 까다로운 때도 많다.
이처럼 요로·신장 결석 내시경 수술은 생각보다 고된 육체노동인데다가 의사 두 명이 필요하다. 한 명은 결석이 보이도록 내시경 위치를 고정하고 있느라 수술 내내 꼼짝할 수 없다. 내시경을 잡은 의사의 손발이 자유롭지 않으니, 레이저와 집게를 이용해 결석을 부수고 빼내는 것은 보조자로 참여한 다른 의사가 해야 한다. 게다가 수술 동안 내시경 이외에 씨암(C-arm)이라고 하는 실시간 엑스레이 촬영 장치도 이용해서 결석을 확인하기 때문에, 수술자는 약 5kg에 달하는 방사선 차폐복을 입은 채로 움직여야 한다. 박민구 교수는 “차폐복을 입고 30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지치기 시작하는데, 입은 채로 내시경을 가만히 고정한 채 버텨야 하니 체력적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 간 합이 맞지 않을 때에도 문제다. 내시경을 잡고 있는 집도의가 생각하기에 레이저를 쏘는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도, 보조자에게 말로 지시할 수 있을 뿐 직접 레이저를 잡을 수는 없다. 이에 내시경을 잡은 전담 수술자 이외에 보조자의 경험과 실력도 수술 성패의 관건이었다.
◇자메닉스, 수술 시 의사 피로도 줄여
의사도 사람이다. 수술마다 체력 소모가 심하면 수술을 거듭할수록 집중력이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민구 교수는 자메닉스가 의사로 하여금 체력을 아끼게 해 준다고 평했다. 로봇에 연성 내시경이 장착돼있기 때문에, 의사가 콘솔로 로봇을 조종하기만 하면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내시경을 고정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양팔로 내시경을 잡은 채 수술 내내 버티는 과정이 불필요해진 것이다. 콘솔을 환자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곳에 두고 수술할 수 있어 방사선 차폐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박 교수는 “로봇을 쓰면 사람 손으로 내시경을 고정할 때보다 내시경이 비추는 곳을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라며 “결석을 제거하기 쉬운 각도를 확보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레이저로 결석을 깨고, 집게로 집어서 제거하는 것도 콘솔로 가능해졌다. 박 교수는 “로봇을 쓰지 않을 때에는 내시경을 잡은 의사의 의도에 따라 레이저로 돌을 깨거나 조각을 제거하기가 어려웠다”라며 “그러나 로봇을 쓰면 콘솔로 내시경부터 레이저, 집게까지 조작할 수 있으니 보조자의 실력이 수술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레이저로 결석을 더 정밀하게 겨냥할 수도 있다. 전신 마취를 하면 마취 전보다 환자의 호흡이 진정되지만, 그럼에도 환자가 숨을 쉴 때마다 콩팥을 포함한 몸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레이저로 결석을 겨냥하고 빛을 투사하는데 환자의 몸이 움직이면 자칫 레이저가 결석이 아닌 정상 조직에 닿을 수 있다. 자메닉스는 인공지능으로 내시경 위치를 보정해, 환자의 호흡에 따라 결석이 움직이더라도 내시경이 결석을 안정적으로 비추도록 한다.
◇로봇 수술 이미 대중화…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의사도 사람이다. 수술마다 체력 소모가 심하면 수술을 거듭할수록 집중력이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민구 교수는 자메닉스가 의사로 하여금 체력을 아끼게 해 준다고 평했다. 로봇에 연성 내시경이 장착돼있기 때문에, 의사가 콘솔로 로봇을 조종하기만 하면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내시경을 고정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양팔로 내시경을 잡은 채 수술 내내 버티는 과정이 불필요해진 것이다. 콘솔을 환자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곳에 두고 수술할 수 있어 방사선 차폐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박 교수는 “로봇을 쓰면 사람 손으로 내시경을 고정할 때보다 내시경이 비추는 곳을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라며 “결석을 제거하기 쉬운 각도를 확보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레이저로 결석을 깨고, 집게로 집어서 제거하는 것도 콘솔로 가능해졌다. 박 교수는 “로봇을 쓰지 않을 때에는 내시경을 잡은 의사의 의도에 따라 레이저로 돌을 깨거나 조각을 제거하기가 어려웠다”라며 “그러나 로봇을 쓰면 콘솔로 내시경부터 레이저, 집게까지 조작할 수 있으니 보조자의 실력이 수술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레이저로 결석을 더 정밀하게 겨냥할 수도 있다. 전신 마취를 하면 마취 전보다 환자의 호흡이 진정되지만, 그럼에도 환자가 숨을 쉴 때마다 콩팥을 포함한 몸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레이저로 결석을 겨냥하고 빛을 투사하는데 환자의 몸이 움직이면 자칫 레이저가 결석이 아닌 정상 조직에 닿을 수 있다. 자메닉스는 인공지능으로 내시경 위치를 보정해, 환자의 호흡에 따라 결석이 움직이더라도 내시경이 결석을 안정적으로 비추도록 한다.
◇로봇 수술 이미 대중화…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한상국씨는 가장 큰 결석 하나를 자메닉스로 제거한 다음, 몸에 남은 결석들이 더 커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유로시트라’라는 약을 복용하며 지내고 있다. 그는 “생소한 수술 로봇이기는 하지만, 퇴직 전까지 병원에서 근무했던 터라 새로운 의료기기에 거부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자메닉스로 모든 종류의 요로·신장 결석을 제거할 수 있는 아니다. 결석이 지나치게 큰 경우, 내시경 수술이 아니라 옆구리에 절개 창을 내고 결석을 빼내는 경피적 결석 제거술이 필요할 수 있다. 결석이 작다면 자메닉스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자신이 수술 로봇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환자인지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박 교수는 ▲결석이 크지는 않지만, 사람이 직접 내시경을 고정할 때에는 레이저가 정밀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 ▲기저 질환 때문에 항혈전제를 복용 중이라 신장 결석 수술 도중 출혈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메닉스를 이용한 수술을 고려할만하다고 했다.
다만, 자메닉스로 모든 종류의 요로·신장 결석을 제거할 수 있는 아니다. 결석이 지나치게 큰 경우, 내시경 수술이 아니라 옆구리에 절개 창을 내고 결석을 빼내는 경피적 결석 제거술이 필요할 수 있다. 결석이 작다면 자메닉스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자신이 수술 로봇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환자인지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박 교수는 ▲결석이 크지는 않지만, 사람이 직접 내시경을 고정할 때에는 레이저가 정밀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 ▲기저 질환 때문에 항혈전제를 복용 중이라 신장 결석 수술 도중 출혈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메닉스를 이용한 수술을 고려할만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