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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가계 소득이 가족의 필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면, 영아의 초기 뇌 발달이 더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가 가계 소득이 가족의 필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면, 영아의 초기 뇌 발달이 더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은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지역의 1차 의료기관에서 영유아 검진을 받은 가족 29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생후 4개월, 9개월, 12개월 시점에 영아의 뇌파검사(EEG)를 시행해 뇌 활동을 측정했다.

동시에 부모를 대상으로 가계 소득 수준과 소득 충분성(가정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할 만큼 소득이 충분하다고 느끼는 정도)에 대한 인식, 양육 스트레스, 교육 수준, 부정적 생활 사건 경험 등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특히 연구팀은 뇌 발달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알파 주파수(뇌파 속도), 알파 파워와 베타 파워(뇌 활동 강도) 변화를 주요 지표로 삼아 분석했다.

그 결과, 소득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모를 둔 영아는 생후 첫 1년 동안 뇌 성숙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알파 주파수와 알파·베타 파워 변화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초기 뇌 발달과 이후 인지 기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소득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모일수록 교육 수준이 낮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으며 부정적인 사건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을 모두 고려한 이후에도 ‘소득이 충분한지에 대한 인식’은 뇌 발달과 독립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득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인식은 단순한 경제 상태를 넘어 아이의 뇌 발달 지연 위험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인식을 활용하면 취약한 영아를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형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특정 지역의 저소득층 중심으로 진행된 만큼 결과를 모든 집단에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게재됐다. 


유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