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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 명의'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고용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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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고용산 교수가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허리 통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다 큰 결심으로 척추 수술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여전하거나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환자로서는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평생 통증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를 의학적으로는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FBSS, 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이라고 한다.

단순한 수술 실패가 아닌,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이 증후군을 어떻게 이해하고 치료해야 할까. 세계 최초로 내시경을 이용한 척수 자극기 삽입술을 개발한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고용산 교수를 만나 물었다.

-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어떤 질환이고, 왜 생기나?
"과거에는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이라 불리기도 했으나, '실패'라는 단어가 환자에게 주는 부정적인 낙인을 고려해 최근에는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대부분의 척추 수술은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거나 오히려 악화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최소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될 때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드물게는 수술 과정에서 신경이 손상되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 자체는 잘 됐더라도 신경과 주변 조직이 유착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신경 감압이 충분하지 않아 증상이 남는 경우도 있다. 또 수술 직후에는 괜찮다가 5년, 10년이 지나면서 퇴행성 변화가 진행돼 수술 부위 위나 아래의 인접 분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환자의 신체 상태, 수술 방식, 약물 사용, 심리적 요인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 실제 환자는 얼마나 많나?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5%에서 많게는 30% 정도까지 보고된다. 실제 외래 진료를 보면 3시간 동안 약 60명 정도의 환자를 보는데, 그중 1~2명 정도가 이런 문제로 내원한다. 다만 수술이 잘못된 경우보다, 통증이 어느 정도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환자 만족도가 낮은 경우가 더 많다."

- 심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나?
"영향을 미친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한 상태에서는 통증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만성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정신적으로 불안해지기도 한다. 결국 통증과 심리 상태가 서로 영향을 주며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할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하는 다학체 치료가 중요하다.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도 환자의 심리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 수술 후 통증이 어느 정도 지속되면 문제가 되나?
"의학적으로 3개월 미만은 급성 통증, 3~6개월은 아급성, 6개월 이상은 만성 통증으로 구분한다. 따라서 수술 후 통증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으로 판단한다.

다만 단순 통증을 넘어 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이나 대소변 장애,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면 '레드 플래그(적색경보)' 상황이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나 발열, 심한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면 척추 감염이나 전이성 암 같은 질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

-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나?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 환자의 약 30%는 재수술이 필요하다. 통증을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이 명확하고, 이를 수술적 방법으로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면 다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주로 디스크가 같은 자리에 다시 재발해 신경을 강하게 압박하거나, 첫 수술 시 신경 감압이 충분하지 않았던 경우, 혹은 수술 부위 주변 마디에서 새로운 병변이 생긴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인접 분절 증후군'은 수술 수년 후 퇴행성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추가 수술의 주요 원인이 된다."

-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치료는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먼저 약물 치료가 기본이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는 신경이 과민해지면서 '신경병증성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약물 치료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주사 등 다양한 주사 치료를 시행한다.
실제로 수술 후 통증을 겪는 환자의 90% 이상은 약물 치료와 간헐적인 주사 치료만으로도 통증이 충분히 조절된다. 이미 수술을 경험한 환자들은 추가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한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 약물이나 주사 치료로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추가 수술 대상도 아닌 환자에게는 '척수 신경 자극기 삽입술'을 고려할 수 있다. 척수 신경 부위에 미세한 전류가 흐르는 장치를 이식해, 뇌로 전달되는 통증 신호를 전기적 자극으로 차단하거나 변환하는 치료법이다.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전극과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로 구성된다. 전극은 척수에, 배터리는 보통 몸통 부위에 이식한다. 이 치료의 목표는 통증의 완치보다는, 통증의 강도를 유의미하게 낮춰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다. 특히 환자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 약 1~2주간의 시험 자극 기간을 거치는데, 이때 통증이 50% 이상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면 최종적으로 영구 삽입술을 진행하게 된다."

- '척수 신경 자극기 삽입술'은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인가?
"신경 자체 문제로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에 가장 효과적이다. 환자들이 '다리가 저리고 시리다',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있다',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화끈거린다'고 표현하는 팔다리 말초 통증이 대표적이다. 반면 근육이나 인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된 단순 요통이나 심리적 요인이 큰 경우에는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 세계 최초로 내시경을 이용한 척수 자극기 삽입술을 개발했는데, 어떤 점이 다른가?
"기존 절개 수술(개복 수술)은 약 5cm 이상의 피부를 절개하고 근육을 넓게 박리해야 했다. 이미 장기간 통증으로 신체적·심리적 여력이 저하된 환자에게 또다시 큰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방식이 내시경을 활용한 최소 침습 술기다. 약 1cm 내외의 작은 구멍 두 개만을 통해 전극을 삽입하므로 근육 손상이 현저히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수술 부위를 확대된 시야로 볼 수 있어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며, 이 기술은 국제 학술지(SCI)에 발표되면서 학계에서도 인정받았다."

-삽입술 후 일상생활에 제한은 없나?
"특별한 제한은 없다. 대부분의 일상 활동은 가능하다. 환자들이 전극이 움직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교적 고정력이 강한 전극을 사용하고, 수술 후 정기적으로 엑스레이로 위치를 확인한다.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은 오히려 권장되지만, 매우 격렬한 운동은 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 기기 배터리는 얼마나 사용할 수 있나?
"배터리는 환자의 통증 양상과 필요한 에너지 요구량에 따라 충전식과 비충전식 중 적절한 타입을 선택하게 된다. 비충전식 배터리는 보통 7~10년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수명이 다하면 국소마취 하에 15분 내외의 간단한 시술로 교체할 수 있다. 충전식 배터리는 외부에서 무선으로 충전하는 방식인데,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해 두세 달에 한 번 정도만 충전해도 충분할 정도로 성능이 좋아졌다. 과거에 비해 기기 자체의 크기는 작아지고 배터리 효율은 월등히 높아져 환자가 느끼는 이질감이나 불편함이 크게 줄었다."

- MRI 촬영이 불가능하다던데?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MRI는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1.5테슬라(T)와 3테슬라 등으로 나뉘는데, 현재 기술로는 1.5테슬라 MRI까지는 기기를 전용 모드로 변경한 후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다. 다만 일부 고해상도 3테슬라 MRI의 경우 기기에 따라 제한이 있을 수 있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제약이 없는 전극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검사 환경은 더욱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주의할 점은 전기 신호를 사용하는 정밀 장치인 만큼, MRI 검사뿐만 아니라 전기 소작기 등을 사용하는 다른 수술을 받을 때도 반드시 의료진에게 자극기 삽입 사실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척수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환자 개인뿐 아니라 가족의 삶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약물 치료로 충분히 조절 가능하고, 나머지 환자에게도 척수 자극기 삽입술 같은 치료 방법이 있다. '수술해도 낫지 않는다'고 포기하기보다는 단계적인 치료 방법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용산 교수는…
계명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신경외과 전공의·임상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외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 최초로 '양방향 내시경 척수 자극술'을 개발해 이를 국제 교과서에 수록했으며, 가장 보수적인 학회로 알려진 북미척추학회(NASS)에서 고난도 수술 시연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수준의 술기를 증명했다. 대한신경외과학회와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학술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미세침습척추수술학회(KOMISS)와 세계양방향내시경학회(WUBE)의 학술 간사 등을 맡아 학술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4판 교과서의 편집위원 및 저자로 참여했다. 주요 진료 및 연구 분야는 미세 침습 척추 수술과 척수 자극기 삽입술로, 극심한 만성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