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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검색 도구를 사용하면 100건 중 37건을 맞혔으나​ g-AMIE 조언을 참고했을 때는 73건으로 정확도가 약 두 배로 향상됐다.​/사진=구교윤 기자
의료 현장에서 AI가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공조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장규혁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스태프 엔지니어는 19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1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6)'에서 구글 진단 보조 AI 에이전트 시스템인 'g-AMIE(guardrailed-AMIE)'를 활용한 의료 혁신 전략을 공개했다.

◇환자 문진 전담 g-AMIE, 의사 결정 보조 특화
g-AMIE는 환자와 대화를 통해 병력을 청취하고 이를 의학적 가이드라인에 맞춰 요약 및 정리하는 진단 보조 AI 시스템이다. 구글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 2.0 플래시를 기반으로 구축된 이 시스템은 의료진이 직접 환자를 대면하기 전, 필요한 임상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의사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장 엔지니어는 g-AMIE 가장 큰 특징으로 환자 말을 경청하고 공감을 표현하는 능력을 꼽았다. 구글 실험 결과, g-AMIE는 '공감 표현 능력(85%)', '환자 말 경청하는 태도(90%)', '환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90%)' 전 부문에서 실제 전문의(PCP)보다 월등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단 정확도 면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의사 단독으로 진단하기 어려운 사례를 대상으로 실험했을 때 일반 검색 도구를 사용하면 100건 중 37건을 맞혔으나 g-AMIE 조언을 참고했을 때는 73건으로 정확도가 약 두 배로 향상됐다. 장 엔지니어는 "AI가 환자 임상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전달해 의사 판단을 실질적으로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드레일'로 안전성 확보… "최종 결정은 의사 몫"
다만 한계도 명확했다. 장 엔지니어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입력 데이터 미세한 오류나 오타에 취약하고 때때로 사실이 아닌 정보를 지어내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을 일으켜 잘못된 임상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 정답이 없는 선택지를 무작위로 넣었을 때 AI 진단 정확도는 기존 95%에서 60%로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환자가 정보를 잘못 입력하거나 모호한 표현을 사용할 경우 AI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는 한계를 보인 것이다.


구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드레일(Guardrail)'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g-AMIE는 환자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독자적인 진단이나 처방 등 개별적인 의학적 조언을 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된다. 특히 AI는 수집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별 진단 및 관리 계획 초안만 작성하고 최종 판단은 반드시 의료진이 내리도록 한다. 또 보건당국 등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참조하는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을 적용하고 AI가 결론에 도달한 추론 과정을 의료진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의사는 AI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근거를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어 서비스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장규혁 엔지니어는 "AI는 환자에게 직접 처방을 내리는 주체가 아니라 의사 결정을 보조하는 수단"이라며 "의료진이 최종적인 법적·윤리적 책임을 지는 구조 하에서 AI가 실질적인 조수 역할을 하고 의사가 AI 추론 근거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때 의료 현장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미나이와 젬마 협업… 보안·성능 조화
g-AIME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배경에는 구글 고성능 모델 '제미나이(Gemini)'와 개방형 모델 '젬마(Gemma)' 하이브리드 구조가 있다. 제미나이는 높은 추론 능력을 바탕으로 여러 AI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을 한다. 반면 의료 특화 모델인 '메드젬마(MedGemma)'는 보안이 중요한 병원 내부 환경에 최적화됐다. 메드젬마는 환자 민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병원 내 자체 서버에서 구동이 가능하며 흉부 엑스레이나 CT 영상 등을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기능도 갖췄다.

장규혁 엔지니어는 "모든 의료 영역을 하나의 모델로 커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목적에 맞게 미세 조정이 가능한 메드젬마와 강력한 추론 능력을 지닌 제미나이를 결합해 의료진 업무 부하를 줄이는 것이 구글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진이 AI 도입을 더는 선택의 문제로 여기지 않길 바란다"며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우선 도입해보고 특정 부분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인간의 개입을 고민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