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 트랙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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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밀포드 사운드 주변에는 수백 가닥의 임시 폭포가 나타난다. /비타투어 제공
자칭 '걷기 중독자'에게 밀포드 트랙은 수십년 간직한 로망이었다. 일단 예약하기가 힘들고, 트랙비용만 1인당 300~400만원으로 비싸고, 무엇보다 3박 4일간 집채만한 배낭을 매고 원웨이(One way)로 걸어야 한다. 중간에 빠져나올 길이 없다. 헬스조선 비타투어에서 몇 년 전 밀포드 트랙을 포함한 뉴질랜드 트레킹 상품이 출발 전 폭우로 트랙이 폐쇄되는 바람에 불발에 그쳤다.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이라 여겼는데 트랙 마지막 부분을 하룻동안 걷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랴부랴 '이지(easy) 트레킹' 컨셉의 여행 상품을 만들고 구정 연휴를 껴서 답사여행을 떠났다. 마음은 아직 청춘이지만 3박 4일 풀 트레킹에 선뜻 도전할 수 없는 60대 70대가 어디 나 뿐일까?

산길을 지나니 눈 앞에 영화 쥬라기공원에나 나올법한 비현실적 광경이 펼쳐졌다. 영화로 보았던 바로 그 모습, 산 꼭대기부터 수십, 수백가닥의 흰 물줄기가 수직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비가 많이 온 날만 생기는 임시 폭포들이다. 밀포드 사운드는 비 오는 날 방문하는 것이 오히려 행운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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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전문>
어느새 폭우는 보슬비로 변해 있었다. 길은 상태가 좋지 않았다. 어젯밤부터 내린 폭우로 군데 군데 물 웅덩이나 작은 개울이 앞을 가로막았다. 개울을 건널 땐 신을 벗고 맨발로 건넜다. 그래도 즐거웠다. 내가 밀포드 트랙을 걷고 있다니… 금상첨화로 조금 전 산을 넘어 올 때 멀리서 보았던 임시 폭포 수백 가닥이 지금은 바로 옆 20~30m에서 떨어지고 있다. 4월 20일 진행될 비타투어 손님들도 전날 폭우가 내렸으면 좋겠다. 3시간 30분의 트레킹을 마치고 샌드플라이 포인트 간판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 정도면 됐다. 3박 4일 완주 후 찍었다면 더 강렬한 기억으로 인생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테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소중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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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 속을 걷다, 밀포드 4大 이지 트레킹과 뉴질랜드 남북섬 11일]


●출발일: 4월 20일

임호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