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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체 오른쪽이 점점 작아지는 원인 불명의 증상이 나타난 6세 여아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피플
미국에서 신체 오른쪽이 점점 작아지는 원인 불명의 증상이 나타난 6세 여아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 외신 매체 피플에 따르면 미국 아이다호주에 사는 발레리 젠슨(6)은 지난 9월부터 다리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모가 이를 단순한 성장통으로 여겼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져 아이가 매일 밤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악화됐다. 이후 부모가 발레리의 오른쪽 발가락이 비정상적인 보라색으로 변한 것을 발견했고, 무릎 아래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멍이 나타났다. 부모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병원을 찾았다.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불과 몇 달 만에 오른쪽 다리가 1cm나 짧아졌고,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오른쪽 발의 뼈 자체가 왼쪽보다 작아진 상태가 확인됐다. 이는 단순히 성장이 멈춘 것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조직이 사라지는 위축의 양상을 띄고 있었다.

문제는 혈액 검사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정밀 유전자 분석 등 여러 검사를 진행했지만 생물학적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발레리의 증상은 오른쪽 몸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다리와 팔뿐 아니라 혀까지 영향을 받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글씨를 거꾸로 쓰는 등 신경계 이상 징후도 나타났다. 최근 정밀 진찰 결과 발레리의 오른쪽 신체에서는 반사 신경이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레리를 진료한 유타대 아동신경과 전문의 나탈리 쿠쿨카 박사는 “근력은 정상임에도 반사 신경만 사라진 것은 문제의 핵심이 뇌보다는 뇌에서 각 조직으로 이어지는 말초 신경계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발레리의 상태를 ‘편측 위축증(hemiatrophy)’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질환명이 아니라 신체 한쪽 조직이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뜻하는 의학적 용어다.

이 같은 증상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얼굴 한쪽의 연조직과 근육, 심지어 뼈까지 서서히 위축되는 희귀 질환인 패리-롬버그 증후군 등이 있다. 또 뇌손상이나 뇌졸중, 척수 질환 등으로 운동 신경에 문제가 생겨 한쪽 근육이 위축될 수도 있다. 반파킨슨-반위축 증후군(HP-HA)처럼 편측성 파킨슨 증상과 함께 같은 쪽 신체 부위의 위축이 동반되는 희귀 질환도 보고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유사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동국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신생아기에 시작된 편측 안면 위축 사례를 보고하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경학적 이상이나 감염, 혈관 문제 등이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질환은 주로 5~15세 사이에 시작돼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최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