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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 진단을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비만과 대사 이상이 지방간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남성 환자 증가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20년 36만1847명에서 2023년 43만4801명으로 3년 만에 약 20% 증가했다.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 환자는 같은 기간 21만1324명에서 26만127명으로 23.1% 늘어난 반면, 여성 환자는 15만523명에서 17만4674명으로 13.3% 증가해 남성 환자의 증가 폭이 더 컸다.

광명21세기병원 신권철 원장(내과 전문의)은 "이러한 차이는 지방 분포와 호르몬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남성은 여성보다 복부 내장지방이 쉽게 쌓인다. 내장지방은 유리지방산을 많이 방출해 간으로 지방이 유입되기 쉽고, 이 과정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지방간 위험도 높아진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유의한 음주나 다른 간 손상 원인이 없는 경우에 진단된다. 임상에서는 보통 남성 하루 30g 미만(소주 3~4잔), 여성 하루 20g(소주 2~3잔) 미만의 음주를 ‘유의한 음주가 아닌 수준’으로 본다.


질환이 진행되면 단순 지방 축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지방간염, 간섬유화, 간경변, 간세포암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이라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했다.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과의 연관성을 강조한 개념이다.

지방간 관리의 핵심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신권철 원장은 “체중 조절, 식습관 관리, 규칙적인 운동이 기본적인 치료 전략”며 “체중의 3~5%를 줄이면 간 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고, 7~10% 감량하면 간 염증과 섬유화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에 체중을 급격히 줄이면 간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점진적인 감량이 권장된다.

식사는 채소, 통곡물, 생선, 견과류 중심의 식단이 도움이 된다. 설탕이 많은 음료, 정제 탄수화물, 가공식품, 튀김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모두 간 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 체중이 크게 줄지 않더라도 꾸준한 운동 자체만으로 간 지방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신 원장은 “지방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하기 쉽다”며 “정기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