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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우연
3월 13일, 세계 수면의 날이 다가오는 가운데 한국인의 수면 습관이 불량하다는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한민국 성인 절반 이상은 밤늦게 잠드는 ‘올빼미족’의 생활 패턴을 보였다. 수면 시간 역시 부족했다.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은 ‘2026 대한민국 수면 리포트’를 통해 2024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약 2년간 수집한 실제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37만 774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총 측정일은 556만 192일, 누적 수면 시간은 2831만 4309시간에 달한다. 국내 수면 데이터 분석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6시간 39분 동안 침대에 누워 있음에도 실제 수면 시간은 5시간 25분에 그쳤다. 성인의 하루 권장 수면 시간은 7~8시간이다. 이만큼 자지 못하면 각종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송찬희 교수팀이 성인 여성 362명을 수면 시간에 따라 ‘7시간 미만’ ‘7~7.9시간’ ‘8시간 이상’ 등으로 분류하고 비만율을 조사했더니, 적정 수면 시간인 7~7.9시간 집단에서 비만 비율이 가장 낮았다. 이 밖에도 수면이 만성적으로 부족하면 당뇨병과 심뇌혈관 질환 발생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수면 패턴 분석에서는 저녁형, 이른바 ‘올빼미형’의 비율이 56.2%에 달했다. 중간형은 34.5%, 아침형은 9.3%에 그쳤다. 전 세계적으로 저녁형 인간의 비율이 통상 20~30%임을 고려하면 한국 사회 전체가 밤늦게 잠드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한국인은 잠드는 시간이 주요 해외 국가보다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평균 입면 시각은 밤 12시 51분으로, ▲미국 평균(밤 12시 24분) ▲아시아 평균(밤 12시 26분) ▲유럽 평균(밤 12시 27분)보다 늦다. 올빼미형 비율은 청소년층에서 특히 높았다. 10대의 저녁형 비율은 85.2%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에서는 37.8%로 낮아졌다.

한국인은 늦은 취침 때문에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 효율은 82%로, 권장 수준보다 약 8% 낮게 나타났다. 수면 중 각성 시간은 평균 39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늦은 시간에 잠들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밤 11시부터 12시 사이에 잠들면 수면 효율이 83.8%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새벽 3시 이후에 잠들면 76.2%까지 떨어졌다. 수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같은 시간 동안 잠을 자더라도 신체 회복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에이슬립 이동현 대표는 “한국 사회의 수면 문제는 늦은 취침, 수면 부족, 수면 파편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라며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언제 잠드느냐에 따라 수면의 질이 크게 달라지니, 한국 사회는 수면 시간을 늘릴 뿐 아니라 입면 시간도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수면학회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잠자기 3~4시간 전의 운동은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니, 낮에 40분간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기 ▲낮잠을 가급적 자지 말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만 자기 ▲잠자기 4~6시간 전에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기 ▲금연·금주 ▲자기 전 과도한 식사나 수분 섭취 제한하기 ▲잠자리 주변의 소음 없애기 ▲수면제를 습관적으로 매일 복용하지는 말기 ▲자기 전 요가, 명상, 가벼운 독서 등으로 몸과 마음 이완하기 ▲누웠는데 20분 이내로 잠이 오지 않으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독서 등으로 몸을 이완하다가, 졸리면 다시 잠자리에 들기 등의 습관을 들이기를 권한다.


이해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