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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치료를 받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보조 생식술은 자연 임신이 어려운 경우, 가임력을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인공수정(자궁강 내 정자 주입술), 체외수정 시술(시험관 아기 시술) 등 난임 치료를 통칭한다. 이전까지 보조 생식술 과정에서 호르몬 자극 등이 반복되면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보조 생식술을 받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대 연구팀이 1991~2018년까지 난임 치료를 받은 여성 41만7984명의 국가 의료 및 암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약 10년 간 참여자들의 암 발생률을 추적 관찰했으며 같은 연령대의 일반 여성들의 암 발생률과 비교했다.

그 결과, 난임 치료를 받은 여성과 일반 여성의 암 발생률이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에이드리언 워커 박사는 “보조 생식술 과정에서 배란 유도제를 사용하면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는데 이러한 호르몬 변화가 자궁내막이나 난소와 같은 호르몬 민감 조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며 “이번 연구 결과에서 보조 생식술이 암을 직접 유발한다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여성의 전체 암 표준화 발생률(SIR)은 일반 여성과 동일한 수준(SIR 1)이었고 인공수정을 받은 여성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SIR 0.99). SIR은 관찰된 암 발생수와 일반 인구에서 기대되는 발생수를 나눈 값으로 1보다 작으면 기준 대비 위험이 낮다고 해석한다.

다만, 암 종별 발생률 차이는 있었다. 자궁암 발생률은 보조 생식술 종류에 따라 일반 여성보다 23~83% 높았다.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여성은 일반 여성보다 난소암 발생률이 23% 높았으며 인공수정 시술을 받은 경우에는 18% 높았다. 반면, 난임 치료를 받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39~48% 낮았고 폐암 등 호흡기 관련 암 발생률도 30~38% 낮았다.


워커 박사는 “난임 치료군에서 일부 암 증가가 관찰되긴 했지만 실제 추가 발생 규모는 매우 작다”며 “대부분의 암에서 증가한 환자 수는 연간 10만 명당 3~7명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난임 치료군의 일부 암 위험 증가는 시술 자체보다는 난임의 원인이 되는 기저질환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나 자궁내막증 등은 각각 자궁내막암이나 난소암 위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일반 여성보다 의료기관 방문과 검진을 더 자주 받기 때문에 암이 더 일찍 발견되는 영향도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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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