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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현 힘찬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기술만큼 환자의 체질과 회복 과정도 중요하다”며 “경험이 많은 의료진일수록 기다리면 좋아질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힘찬병원 제공
무릎 통증 때문에 걷기조차 힘들던 90대 환자도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시대다. 과거라면 고령을 이유로 수술을 권하기 어려웠을 환자지만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정밀 수술과 의료진의 임상 경험이 축적되면서 초고령 환자도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남창현 힘찬병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70대에 말기 관절염을 겪으면 여생을 통증 속에 살아야 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요즘에는 전신 상태만 받쳐준다면 90대 환자에게도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차 줄이는 로봇에 의료진 경험 더해”
지난 2019년, 전체 인공관절 수술 비율 6%에 그쳤던 로봇수술은 지난 2023년 기준 21.5%로 치솟았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힘찬병원이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마코(MAKO) 로봇을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 건수에서 3년 연속 전 세계 단일 의료기관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마코 로봇은 전세계 인공관절 로봇 수술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로봇수술기다. 힘찬병원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기도 했다. 미국의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제치고 선두를 유지했다. 남 병원장은 “수술 건수가 많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의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임상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됐다는 뜻”이라며 “환자 치료 결과가 좋다 보니 환자 소개가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수술 경험이 더 쌓였다”고 말했다. 아래는 남창현 병원장과의 일문일답.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 세계 1위 기록의 의미는 무엇인가?
“수술을 많이 했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수술 결과의 질적 성장이다. 단순히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수술 후 결과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하고 실제로 수술 기법도 조금씩 개선해 왔다. 이런 노력이 쌓이면서 경과가 좋은 환자들이 또 다른 환자를 소개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환자가 늘었다.”

-병원급 의료기관이 대학병원을 제치고 세계 1위 기록을 세웠는데?
“예전에는 인공관절 수술은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나 역시 레지던트 시절에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특정 분야에 특화된 병원들이 많이 등장했다. 무릎 관절 분야에서는 힘찬병원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인공관절 수술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다리 전체의 정렬, 인공관절의 크기, 인대 균형이다. 사람 발이 260이면 260 신발을 신어야 하듯 인공관절도 환자의 무릎에 맞는 크기를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인대 균형까지 정확히 맞춰야 수술 결과가 좋아진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로봇 수술의 핵심은 오차 범위를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 수술할 때는 1mm 정도 절삭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2~3mm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람의 감각만으로는 이런 미세한 오차를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 로봇은 이런 오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수술 전 계획을 세우고 정확한 위치와 각도를 계산해 주기 때문에 수술 결과의 편차가 줄어든다.”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낫다는 근거가 있나?
“병원 자체적으로 분석해본 결과가 있다. 2020년과 2025년의 로봇수술 각각 150례를 비교 분석한 결과, 평균 출혈량은 2020년 843.91mL에서 2025년에는 406.67mL로 감소했다. 평균 수술시간 역시 2020년 59.84분에서 2025년 43.47분으로 약 16분 가량 단축됐다. 출혈량과 수술 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감염이나 합병증 발생률이 감소한다.”

-90대 이상도 수술을 받을 수 있나?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다. 심장질환 등이 없어야 하고 고관절 등 뼈 상태도 양호해야 한다. 조건이 까다로워서 병원 전체적으로 일년에 수건만 진행한다. 다만 과거에는 아예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로봇수술이 보편화 된 덕분이라고 본다.”

-로봇만 있으면 수술 결과는 보장되는 것인가?
“실제로 환자들도 많이 하는 질문이다. 로봇 수술이라고 하면 로봇이 알아서 수술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인대 균형’은 여전히 의사의 경험이 중요한 영역이다. 인대의 긴장도나 미묘한 균형은 기계가 완전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로봇은 일종의 ‘더블 체크’ 도구다. 아무리 길을 잘 아는 사람도 내비게이션을 켜고 운전하면 교통 상황이나 위험 요소를 미리 알 수 있지 않나. 지금 로봇이 그런 역할을 한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오해 중 하나가 ‘한쪽만 수술하면 다리 길이가 달라져 짝다리가 된다’거나 ‘한쪽을 수술하면 남은 한쪽도 금방 망가진다’는 말이다. 이는 완전히 잘못된 낭설이다. 오히려 한쪽 무릎을 치료하면 반대쪽 무릎에 가해지던 체중 부하가 분산되어 남은 무릎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굳이 아프지 않은 쪽까지 ‘하는 김에 같이’ 수술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더 많은 환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병원의 강점은 축적된 임상 경험이다. 의료진은 대부분 1000례 이상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후 관리까지 포함한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을 구축했다. 사람 체질의 특성이 있어서 모든 환자들이 100% 만족하게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99%는 가능하다고 본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