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본예산 4.3조 편성, 구 용인세브란스 부지 매각으로 공사비 여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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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료원의 전년도 이월 여유 자금이 6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공사비 증액 문제로 난항을 겪던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인천시 제공
연세대학교 의료원이 올해 예산 규모를 4조3000억 원대로 대폭 확대했다. 특히 전년도에서 이월된 여유 자금이 6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공사비 증액 문제로 난항을 겪던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이월금 76% 급증하며 재정 여력 입증
9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연세의료원 2026년 총 예산이 4조3884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2025년 추경예산 대비 약 4224억 원(10.6%) 증가한 수치다.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점은 전기이월금 폭증이다. 전기이월금은 전년도 잉여 자금이 당해 연도 가용 재원으로 넘어온 것을 말한다. 통상 대규모 시설 투자나 신사업 유치를 위한 핵심 재원으로 활용한다.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넘어온 이월자금은 6174억 원으로 전년(3510억 원)보다 75.9% 급증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구 용인세브란스병원 부지 매각 등 투자자산 회수(1813억 원)와 연구수입 및 보조금 확대 등을 통해 역대급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러한 여유 자금이 올해 예산에 대거 반영되면서 병원 신축을 위한 확실한 재정적 지지대를 마련했다.

◇지하공사 마무리 수순… 4월 지상공사 착수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송도국제도시 7공구 연세대 국제캠퍼스 내 연면적 8만5950㎡(2만6000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 800병상 규모로 건립되는 대형 종합병원이다. 단순 지역 거점 병원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병원을 지향한다.

특히 인근 조성될 연세 사이언스파크와 연계해 신약 개발 및 임상 시험 핵심 기지 역할을 수행하며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산·학·연·병 모델을 완성하는 중심 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병원은 당초 2026년 개원을 목표로 했으나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 설계 고도화에 따른 공기 연장 등으로 개원 시점이 2029년경으로 늦춰진 상태다. 연세대는 오는 4월 지하 구조물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지상층 건축물 시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미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업체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공사비 2000억 추가 지원 협상 막바지
연세대가 재정적 실탄을 확보한 가운데 그간 인천경제청에 요구해온 공사비 증액 논의도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018년 연세대와 협약을 통해 송도복합단지 개발이익금 5000억 원 중 1000억 원은 병원 건립에, 4000억 원은 사이언스파크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병원 건립비가 당초 약 5000억 원에서 9700억 원 이상으로 불어나자 연세대는 지원금을 기존 1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이러한 연세대 요청에 인천경제청은 이달 중 특수목적법인(SPC)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이사회를 열고 공사비 추가 지원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사이언스파크 개발에 배정됐던 재원 4000억 원 중 일부를 병원 건립에 우선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지상 공사를 위해 별도 예산을 새로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송도복합단지 개발이익금에서 투자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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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올댓송도' 캡처
다만 수천억 원대 이월금을 보유한 의료원이 추가 지원을 받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자금 동원 능력이 충분함에도 지역 개발이익금에 손을 대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지원할지 여러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3월 중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과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