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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코로나19 유행 당시 방역 정책이 중환자 치료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격리 중심의 분리 진료 체계가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중환자의학과 문재영 교수 연구팀과 국립중앙의료원 성호경 박사 공동 연구팀은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이전 시기(2015~2019년) ▲감염 통제 중심 방역기(2020년 2월~2022년 2월) ▲진료 체계 정상화 시기(2022년 4월~2023년 12월) 당시 성인 응급환자(190만명) 응급실·중환자실 이송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방역을 강화한 시기에 응급실 체류와 중환자실 이송 지연 문제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감염 통제 중심 방역기 첫 달(2020년 2월)에 중환자실 이송 건수가 6.7% 감소했고, 이후로도 매달 0.54%씩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응급실 체류시간은 매월 0.35%씩 증가해 병목 현상이 발생했으며, 치료 지연에 따른 병원 내 사망률도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방역 정책이 완화된 진료체계 정상화 시기에는 중환자실 이송 건수가 매월 1.22%씩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응급실 체류시간과 병원 내 사망률은 각각 매월 0.98%, 0.1%씩 감소했다.


연구팀은 격리 중심의 분리 진료 체계가 중환자 치료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성호경 박사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필수 정책들이 역설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중환자들에게 치료 지연이라는 위기를 초래했다”며 “향후 감염병 대응 정책은 감염 통제뿐 아니라 위중한 환자가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추후 감염병 발생 시 보다 유연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영 교수는 “미래 감염병 대응 정책 수립 시 병상 운영의 유연성 확보, 응급실 체류시간 최소화, 환자 중심 윤리적 대응 원칙 확립이 중요하다”며 “전문 인력 양성과 확보 또한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의 ‘한국형 아르파-H(ARPA-H)’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최근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에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전종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