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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채널 '건나물TV'
심장마비가 일어났을 때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증상만 있는 건 아니다.

유튜브 채널 ‘건나물TV’에 ‘심장마비 전조 증상! 골든타임 30분, 생사를 가르는 응급대처법!’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에서 흉부외과 전문의 김태호 원장은 심장마비를 의심할 증상으로 ▲왼쪽 어깨 결림 ▲턱 통증 ▲명치의 답답함을 언급했다.

드물긴 하지만 턱이 아파서 치과를 찾았는데, 혹은 소화가 안 되는 듯해서 내과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심장마비 전조 증상인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일례로, 척수에는 몸 곳곳에서 온 신호들을 모아 뇌로 올려 보내는 일종의 ‘중개 센터’가 있다. 이곳에는 심장 신경뿐 아니라 팔과 어깨에서 오는 신경도 모인다. 문제는 뇌가 이 두 곳의 신호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 심장에서 통증 신호를 보냈는데 이를 평소 익숙한 팔이나 어깨의 통증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턱이 아픈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장과 뇌 사이에 있는 신경 회로는 얼굴, 턱 감각 신경과 목 위쪽에서 만난다. 심장에서 올라온 강력한 위험 신호가 얼굴 신경과 섞여서 전달되는 셈이다. 사실 심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인데 뇌는 치아나 턱 관절에 문제가 생겼다고 잘못 판단하게 된다. 멀쩡한 생니를 뽑고 봤더니 심장마비였던 사례도 있다.

김태호 원장은 영상에서 “심장마비인지 아닌지 더 헷갈리는 건 소화기 증상이다”라고 말했다. 심장의 아래쪽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할 경우, 뜬금없이 체한 것처럼 구역질과 구토를 동반한다. 미주신경이 전신에 뻗어 있기 때문이다. 미주신경은 심장과 폐는 물론 위장 움직임까지 조절한다. 심장 아랫부분의 통증은 미주신경을 타고 뇌로 올라가는데 이때 위장에서 보내는 신호와 섞여 구토 중추를 자극한다. 때문에 명치가 답답하고 토할 것 같은 느낌에 소화제만 먹으면서 시간을 허비하다가 심장 근육이 전체적으로 괴사하는 단계로 진입한다. 의학적으로 심장 세포가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단 30분이다. 필요한 의료 조치를 다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관상동맥이 막히고 30분이 지나버리면 심장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이 퉁퉁 부어오르다 터져 버린다.

위급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초기대응으로 김태호 원장은 아스피린을 씹어서 삼키는 것을 꼽았다. 아스피린을 씹어서 복용하면 입안 점막과 위장 접촉 면적이 넓어져 약효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진다는 것이다. 김태호 원장은 “혈전 억제 작용 시간이 아스피린을 삼켰을 때 약 12분, 씹어 먹으면 약 5분 안에 약효가 돈다”며 “이렇게 먹으면 혈액 흐름을 미세하게라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미국심장병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심장마비가 오고 있다고 판단될 때 아스피린을 물로 삼기키보다 씹어서 복용했을 때 혈전 억제 효과가 빨리 나타났다. 다만, 이때도 치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119에 신고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의식을 잃을 수 있으며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김경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