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건강]
1983년 2월 25일, 미국 뉴욕 엘리제 호텔 객실에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그의 사인은 질식사였다. 기도에서는 안약 병에 쓰이는 작은 플라스틱 뚜껑이 발견됐다.
20세기 미국 현대 희곡을 대표하는 테네시 윌리엄스, 그의 본명은 토마스 래니어 윌리엄스 3세로,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인간의 욕망과 상처, 가족의 균열 등 평범한 사람들의 힘겨운 삶을 예리한 공감과 통찰력을 통해 파고든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등 작품들은 섬세한 심리 묘사와 시적인 대사를 통해 인간의 고독과 취약성을 그려낸 현대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순수한 상상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과잉보호적이며 종교적 신념이 강했던 어머니, 정신질환을 앓던 여동생 사이의 불안한 가정 환경 속에서 자랐다. 또한 그는 대공황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고, 미국 남부 사회 귀족 문화의 몰락을 모두 경험했다. 1950년대 동성애 탄압이 극심했던 미국 사회에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기지 않았던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자신이 겪은 불우한 환경과 소외, 억압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그의 복잡한 개인사는 인간의 고통을 깊이 파고드는 작품 세계를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말년에는 우울과 알코올·약물 의존 속에서 삶이 무너지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쓴 작가의 삶 역시 폭주하는 전차와 같았다.
◇전성기 뒤 찾아온 우울과 약물 의존
테네시 윌리엄스는 1940~50년대에 상업적·비평적 성공을 거두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그는 점차 저물어갔다. 오랜 연인이자 친구였던 프랭크 멀로가 사망한 뒤 그는 깊은 우울에 빠졌고, 이후 작품들 역시 평단의 혹평에 시달렸다. 예민한 성격이었던 그는 이러한 비평에 큰 상처를 받았다.
우울과 불안이 깊어지면서 그는 술과 약물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불면과 불안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바르비투르산계 수면제와 진정제를 복용했고, 때로는 각성제 계열 약물까지 함께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말년의 그는 초기의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술과 약물이 뒤섞인 생활 속에서 점차 무너져 갔다.
1983년 그가 홀로 쓸쓸히 사망한 호텔 객실에서는 처방약 10여 병이 함께 발견됐다. 그는 말년에도 수면제와 진정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었다. 당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과도한 음주와 약물 복용으로 인해 플라스틱 뚜껑이 기도에 들어갔을 때 구역 반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0세기 미국 현대 희곡을 대표하는 테네시 윌리엄스, 그의 본명은 토마스 래니어 윌리엄스 3세로,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인간의 욕망과 상처, 가족의 균열 등 평범한 사람들의 힘겨운 삶을 예리한 공감과 통찰력을 통해 파고든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등 작품들은 섬세한 심리 묘사와 시적인 대사를 통해 인간의 고독과 취약성을 그려낸 현대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순수한 상상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과잉보호적이며 종교적 신념이 강했던 어머니, 정신질환을 앓던 여동생 사이의 불안한 가정 환경 속에서 자랐다. 또한 그는 대공황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고, 미국 남부 사회 귀족 문화의 몰락을 모두 경험했다. 1950년대 동성애 탄압이 극심했던 미국 사회에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기지 않았던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자신이 겪은 불우한 환경과 소외, 억압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그의 복잡한 개인사는 인간의 고통을 깊이 파고드는 작품 세계를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말년에는 우울과 알코올·약물 의존 속에서 삶이 무너지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쓴 작가의 삶 역시 폭주하는 전차와 같았다.
◇전성기 뒤 찾아온 우울과 약물 의존
테네시 윌리엄스는 1940~50년대에 상업적·비평적 성공을 거두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그는 점차 저물어갔다. 오랜 연인이자 친구였던 프랭크 멀로가 사망한 뒤 그는 깊은 우울에 빠졌고, 이후 작품들 역시 평단의 혹평에 시달렸다. 예민한 성격이었던 그는 이러한 비평에 큰 상처를 받았다.
우울과 불안이 깊어지면서 그는 술과 약물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불면과 불안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바르비투르산계 수면제와 진정제를 복용했고, 때로는 각성제 계열 약물까지 함께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말년의 그는 초기의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술과 약물이 뒤섞인 생활 속에서 점차 무너져 갔다.
1983년 그가 홀로 쓸쓸히 사망한 호텔 객실에서는 처방약 10여 병이 함께 발견됐다. 그는 말년에도 수면제와 진정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었다. 당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과도한 음주와 약물 복용으로 인해 플라스틱 뚜껑이 기도에 들어갔을 때 구역 반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체내서 검출된 세코바르비탈,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의 위험성
1983년 당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스의 죽음에 약물 복용이 관련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뉴욕시 검시관 엘리엇 M. 그로스 박사는 윌리엄스가 플라스틱 병뚜껑에 질식했을 당시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을 복용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윌리엄스의 시신에서 채취한 조직 샘플에 대한 화학 검사 결과, 체내에서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인 세코바르비탈(secobarbital)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코바르비탈은 단기 작용 바르비투르산계 수면·진정제로, 20세기 중반에는 할리우드와 예술계에서 비교적 흔하게 사용되던 약물이다. 그러나 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이 크고 과량 복용 시 치명적인 호흡 억제를 일으킬 수 있어 현재는 처방이 크게 제한된 상태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성균관대 약학대학 겸임교수)는 “세코바르비탈은 과거 불면증 치료나 안정 목적으로 처방되던 약물”이라며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은 복용량이 늘어날수록 독성이 비례해 증가해 과량 복용 시 사망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현재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대부분 이를 대체했다”고 했다.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은 고용량 복용 시 부작용이 크게 증가하고, 신경계 기능이 둔화되면 일상적인 동작조차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엄준철 약사는 “고농도의 안정제를 복용하면 근육 이완 효과로 운동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입에 물고 있는 물체를 정확히 인지하기 어렵고, 입안이나 목 주변에 있는 이물질을 제어하거나 밀어내는 신체 반응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용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은 부작용과 의존성이 있긴 하지만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 엄준철 약사는 “현재 불안증 치료에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보다도 안전한 SSRI·SNRI 계열 항우울제가 널리 사용되고, 수면 장애에는 졸피뎀 등 비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나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처방된다”며 “벤조디아제핀 역시 의존성과 내성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지만, 과거의 바르비투르산계 약물보다는 안전성이 크게 개선된 약물”이라고 했다.
◇중추신경 억제 약물과 알코올이 질식 위험 높여
특히 윌리엄스의 경우처럼 바르비투르산계 약물과 알코올을 함께 복용하면 중추신경계 억제 작용이 겹치면서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엄준철 약사는 “바르비투르산계 약물과 벤조디아제핀, 알코올은 모두 뇌 기능을 억제하는 물질”이라며 “함께 복용할 경우 판단력과 운동 조절 능력, 정보 처리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응급의료센터의 박억숭 과장은 “알코올이나 일부 약물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기침이나 구역 반사 같은 방어 기제를 둔화시킬 수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는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가도 몸이 이를 제대로 밀어내지 못해 질식이나 치명적인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테네시 윌리엄스는 안약을 넣을 때 병뚜껑을 입에 물고 고개를 뒤로 과도하게 젖히는 습관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자세는 이물질 흡인을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다. 박억숭 과장은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는 해부학적으로 기도가 가장 넓게 열리는 상태로, 중력까지 더해지면 입안에 있던 물체가 인두 쪽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며 “알코올이나 약물로 반사 작용이 둔화한 상태라면 곧바로 기도로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세는 응급 상황에서 기도 확보를 위해 기관 삽관을 할 때 사용하는 자세이기도 하다”며 “입안에 이물질이 있는 상태에서 무방비로 고개를 젖히면 질식 사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기도 폐쇄로 인한 질식이 발생했을 때는 신속한 응급처치가 필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즉시 신고한 뒤 하임리히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박억숭 과장은 “환자가 말하지 못하거나 기침하지 못한 채 목을 감싸 쥐며 괴로워한다면, 당황하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하고, 자동심장충격기(AED) 확보를 요청한 뒤 하임리히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하임리히법 시행 방법은 다음과 같다. 환자의 뒤에 서서 한쪽 다리를 환자 다리 사이에 넣어 지지대를 만든다. 주먹 쥔 손의 엄지 쪽을 배꼽과 명치 중간에 대고 다른 손으로 감싸 쥔다.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팔에 힘을 줘 안쪽에서 위쪽 방향(후상방)으로 순간적으로 밀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
1983년 당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스의 죽음에 약물 복용이 관련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뉴욕시 검시관 엘리엇 M. 그로스 박사는 윌리엄스가 플라스틱 병뚜껑에 질식했을 당시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을 복용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윌리엄스의 시신에서 채취한 조직 샘플에 대한 화학 검사 결과, 체내에서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인 세코바르비탈(secobarbital)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코바르비탈은 단기 작용 바르비투르산계 수면·진정제로, 20세기 중반에는 할리우드와 예술계에서 비교적 흔하게 사용되던 약물이다. 그러나 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이 크고 과량 복용 시 치명적인 호흡 억제를 일으킬 수 있어 현재는 처방이 크게 제한된 상태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성균관대 약학대학 겸임교수)는 “세코바르비탈은 과거 불면증 치료나 안정 목적으로 처방되던 약물”이라며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은 복용량이 늘어날수록 독성이 비례해 증가해 과량 복용 시 사망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현재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대부분 이를 대체했다”고 했다.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은 고용량 복용 시 부작용이 크게 증가하고, 신경계 기능이 둔화되면 일상적인 동작조차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엄준철 약사는 “고농도의 안정제를 복용하면 근육 이완 효과로 운동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입에 물고 있는 물체를 정확히 인지하기 어렵고, 입안이나 목 주변에 있는 이물질을 제어하거나 밀어내는 신체 반응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용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은 부작용과 의존성이 있긴 하지만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 엄준철 약사는 “현재 불안증 치료에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보다도 안전한 SSRI·SNRI 계열 항우울제가 널리 사용되고, 수면 장애에는 졸피뎀 등 비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나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처방된다”며 “벤조디아제핀 역시 의존성과 내성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지만, 과거의 바르비투르산계 약물보다는 안전성이 크게 개선된 약물”이라고 했다.
◇중추신경 억제 약물과 알코올이 질식 위험 높여
특히 윌리엄스의 경우처럼 바르비투르산계 약물과 알코올을 함께 복용하면 중추신경계 억제 작용이 겹치면서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엄준철 약사는 “바르비투르산계 약물과 벤조디아제핀, 알코올은 모두 뇌 기능을 억제하는 물질”이라며 “함께 복용할 경우 판단력과 운동 조절 능력, 정보 처리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응급의료센터의 박억숭 과장은 “알코올이나 일부 약물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기침이나 구역 반사 같은 방어 기제를 둔화시킬 수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는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가도 몸이 이를 제대로 밀어내지 못해 질식이나 치명적인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테네시 윌리엄스는 안약을 넣을 때 병뚜껑을 입에 물고 고개를 뒤로 과도하게 젖히는 습관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자세는 이물질 흡인을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다. 박억숭 과장은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는 해부학적으로 기도가 가장 넓게 열리는 상태로, 중력까지 더해지면 입안에 있던 물체가 인두 쪽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며 “알코올이나 약물로 반사 작용이 둔화한 상태라면 곧바로 기도로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세는 응급 상황에서 기도 확보를 위해 기관 삽관을 할 때 사용하는 자세이기도 하다”며 “입안에 이물질이 있는 상태에서 무방비로 고개를 젖히면 질식 사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기도 폐쇄로 인한 질식이 발생했을 때는 신속한 응급처치가 필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즉시 신고한 뒤 하임리히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박억숭 과장은 “환자가 말하지 못하거나 기침하지 못한 채 목을 감싸 쥐며 괴로워한다면, 당황하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하고, 자동심장충격기(AED) 확보를 요청한 뒤 하임리히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하임리히법 시행 방법은 다음과 같다. 환자의 뒤에 서서 한쪽 다리를 환자 다리 사이에 넣어 지지대를 만든다. 주먹 쥔 손의 엄지 쪽을 배꼽과 명치 중간에 대고 다른 손으로 감싸 쥔다.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팔에 힘을 줘 안쪽에서 위쪽 방향(후상방)으로 순간적으로 밀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