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말차 열풍을 이끌었던 미국 식음료 시장에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했다. 필리핀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는 자주색 참마 ‘우베’다. 미국 스타벅스는 올 봄 신메뉴로 우베를 활용한 코코넛 마키아토를 출시했고, 미국 마트인 트레이더조에서는 우베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은 우베를 포함한 마를 약 610톤 수출했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한 수치다.
우베는 껍질과 속살이 보랏빛을 띤다. 자색 고구마와 닮았지만 우베는 마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고, 고구마는 메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라는 점이 다르다. 우베는 고구마보다 껍질이 거칠고, 수분 함량이 많다. 타로와도 다르다. 우베 속살은 선명한 보라색을 띠지만, 타로는 옅은 흰색에 보라색 반점이 있다.
우베의 진한 보라색은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식물 색소인 안토시아닌 때문이다. 안토시아닌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고, 세포 손상을 막는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 질환이나 암,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만성 염증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미국 건강 매체 ‘베리웰 헬스’에 따르면, 우베는 혈당 관리에 효과적이다. 우베에 들어있는 식이섬유와 복합 탄수화물 때문이다. 우베 100g에는 식이섬유가 4g 들어있다. 이는 고구마(3g)나 바나나(2.6g)보다 많은 수준이다.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은 포도당 흡수를 지연시켜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 않도록 한다. 또 우베의 탄수화물은 ‘착한 탄수화물’로 불리는 저항성 전분이다. 저항성 전분은 일반 전분과 달리 체내 소화 효소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간다. 소화가 오래 걸려 혈당을 완만하게 오르게 하고,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한다. 우베의 혈당지수(GI)는 24로 낮은 편에 속한다.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우베에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활성화해 대변의 양을 늘리고, 변비를 예방한다. 식이섬유와 대장에서 발효된 저항성 전분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돼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맞춘다.
우베는 바닐라 향이 은은하게 감돌면서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생으로 먹지 않고 주로 익혀 먹는다. 가루를 내 빵이나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에 활용하기도 한다. 껍질을 제거한 우베를 삶은 뒤 으깨 연유나 코코넛 밀크를 넣고 끓이는 필리핀 요리 ‘할라야’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