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금천종합병원 건립 현장 입구 전경. 기공식 이후 수년이 흘렀으나 사업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사진=구교윤 기자
국내 굴지 기업인 부영그룹이 사회공헌 일환으로 추진하는 금천종합병원(가칭) 건립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지난 2022년 성대하게 치러진 기공식 이후 4년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병원이 들어설 부지는 여전히 잡초만 무성한 공터로 방치되고 있다. 

◇착공했지만 현장은 장비 한 대 없는 빈땅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금천종합병원이 지난해 말 착공을 신고한 지 4개월이 지났으나 여전히 아무런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인허가와 토양오염 정화 등 여러 암초를 만나며 사업 일정이 수차례 뒤로 밀린 상황에서 또다시 지연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 관계자는 "최근 착공을 했으나 세부 계획에 조정이 필요해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실질적인 공사 가동 시점을 확정해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금천종합병원은 부영그룹이 야심 차게 시작한 첫 종합병원 건립 사업이다. 당시 대기업이 세우는 대형 의료기관이라는 점에서 의료계와 산업계 큰 이목을 끌었다. 이를 위해 부영은 지난 2013년 계열사 부영주택을 통해 대한전선 공장 부지였던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일대 부동산 8만 985㎡를 매입했다. 이후 2017년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을 통해 우정의료재단을 설립하고, 병원 용지 매입 및 운영 자금 450억 원을 출자하며 사업에 속도를 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일대에 들어설 이 병원은 지하 5층~지상 18층, 연면적 17만 5818㎡(약 5만 3184평)에 총 810병상 규모로 설계됐다. 지하 1층과 지상 5층은 주차장 및 편의시설, 지상 1~4층은 외래진료실·검사실·문화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5~6층은 수술실·중환자실·연구실·하늘정원, 7~17층은 입원 병동, 18층은 옥상층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하지만 행정적으로 착공을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났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공사 기초가 되는 터파기(토공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미지
가설 울타리 틈 사이로 비친 부지는 마른 잡초와 거친 흙바닥만이 광활하게 방치돼 있다./사진 구교윤 기자
◇준공일 2029년으로 또 후퇴… 안갯속 개원에 주민도 불신
금천종합병원 건립은 이미 수차례 지연된 바 있다. 부영은 당초 2018년 착공 후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삼았으나 인허가 문제로 지체되면서 2026년으로 준공 시점을 늦췄다. 하지만 이 계획조차 변경돼 현재는 2029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준공 예정일이 2029년 5월 31일로 잡혀 있으나 현 상황에서는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행정·의료 인력 수급 등 후속 절차를 고려하면 실제 개원 시기 역시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부영은 병원 건물 이외에도 용지 내에 환자와 지역 주민을 위한 3300㎡ 규모 공원을 조성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 치매안심센터, 심리상담소 등 보건 관련 시설도 구축할 방침이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1조 5642억 원, 취업 유발 효과는 7388명으로 추산됐다.

금천구민 A씨는 "수년째 미뤄지는 사업을 보며 추진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사업 주체가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을 제시해야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영 입장에서도 공사가 지연될수록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와 관련 부영그룹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