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대표적인 식물성 기름이다. 그런데 최근 SNS를 중심으로 ‘공복에 들기름을 한 스푼씩 먹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들기름 섭취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며, 오메가-3 섭취량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들기름 섭취를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봤다.
들기름에는 오메가-3 계열의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풍부하다. 불포화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 폭이 좁아져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크고, 혈관이 막히기 쉬운 상태가 된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
다만 들기름이 오메가-3 보충제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식물성 식품에 존재하는 오메가-3가 혈관에 직접 작용하기 위해선 EPA와 DHA로 전환돼야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박선미 전문의에 따르면, 들기름의 식물성 오메가-3가 EPA와 DHA로 변환되는 비율은 5~10% 수준으로 낮다. 박선미 전문의는 “심혈관 질환 예방 목적으로 고함량 오메가-3 섭취가 필요하다면 영양제로 섭취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들기름은 식단 보조용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들기름을 공복에 섭취하면 위장에 부담이 갈 가능성도 있다. 기름은 소화 시간이 오래 걸려 복부 팽만감, 설사, 복통 등 소화기계 불편감을 유발한다. 또 기름 자체가 고열량 식품이기 때문에 과다 섭취 시 체중이 증가해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들기름 한 티스푼(약 5g)의 열량은 45kcal다.
고지혈증 환자는 동물성 기름보다는 들기름 같은 식물성 기름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식물성 기름도 엄연히 지방이기 때문에 과도한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 박선미 전문의는 “스타틴 등의 고지혈증 약을 복용 중인 환자가 들기름을 소량 섭취한다고 해서 약효가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다만 약으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엄격히 조절하는 상태에서 매일 공복에 추가적인 지방을 섭취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들기름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5~10g 이내, 고지혈증 환자라면 5g 이내로 먹는 게 좋다. 샐러드나 무침 요리에 활용해 채소와 함께 섭취하면 소화기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지용성 비타민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발연점이 160도로 낮아 볶음이나 튀김 등 고온으로 조리할 경우 발암물질의 일종인 벤조피렌이 생성될 위험이 크다. 불을 끄고 향을 내는 용도로 살짝 두르거나, 가열하지 않는 요리에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들기름은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실온에서 쉽게 산패된다. 산패된 오메가-3는 체내 활성산소 증가에 영향을 준다. 들기름은 4도 이하 저온에서 밀폐 보관해야 변질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