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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6' 레스토랑 셀렉션이 공식 발표됐다. 올해에는 총 233개 식당이 이름을 올렸으며 서울 178곳, 부산 55곳으로 구성됐다./사진=미쉐린코리아 제공
한국의 미식 문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전통 한식을 기반으로 한 파인다이닝과 지역 미식이 함께 성장하며 식문화 지형이 빠르게 넓어지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미쉐린 가이드’가 한국 발간 10주년을 기념했다.

지난 5일 부산 해운대 시그니엘 호텔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6’ 레스토랑 셀렉션이 공식 발표됐다. 올해에는 총 233개 레스토랑이 이름을 올렸으며 서울 178곳, 부산 55곳으로 구성됐다. 미쉐린 가이드 한국 발간 10년을 맞은 올해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수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쉐린 스타는 뛰어난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에 부여하는 미식 등급이다. 재료, 맛의 조화, 요리 기술, 셰프의 개성, 일관성 등을 기준으로 엄격히 심사해 수여한다.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 2스타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갈 만한 레스토랑’, 3스타는 ‘요리를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서울에는 총 42개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선정됐다. 이 중 미쉐린 3스타는 1곳, 미쉐린 2스타는 10곳이며, 미쉐린 1스타 총 31곳이다. 부산에서는 1곳이 미쉐린 1스타로 새롭게 승급하고 기존 3곳이 유지되면서 총 4곳의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이 자리하게 됐다. 또한 서울과 부산을 합쳐 이번 2026 에디션에 등재된 빕 구르망은 71곳이며,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은 116곳이다.


그웬달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10년동안 한국의 다이닝은 양과 질 모든 방면 폭넓은 성장을 이루었다”며 “서울은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섬세하게 균형을 이루며 고도로 완성된 미식 수도로, 부산은 지역 고유의 특성과 요리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미식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전통 한식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뛰어난 숙련도가 자리하고 있고 많은 셰프가 특정 분야에 깊이 집중해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장인정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10년 미식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전통 한식의 ‘지속성’과 ‘성숙도’를 꼽았다.

실제로 이번 에디션에서 한식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통 장을 활용해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쉐린 3스타를 받았다. 3스타를 받은 곳은 국내에서 밍글스가 유일하다. 한국 미식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셰프에게 수여하는 영 셰프 어워드는 ‘르 도헤’를 이끄는 김창욱 셰프에게 돌아갔다. 김 셰프는 제철 지역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인다. 식재료 본연의 가치를 중시하며 동시대 한식을 정교하고 세련되게 풀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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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롭게 미쉐린 1스타를 획득한 ‘르 도헤’의 김창욱 셰프가 영 셰프 어워드까지 수상하며 2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사진=최소라 기자
최근 요리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스타 셰프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안성재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 ‘모수’는 미쉐린 2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월 재개장 이후 1년 만에 다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상상력과 정확함, 균형감을 담은 요리가 돋보이고 예상을 넘어서는 풍미와 식감이 즐거움을 자아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종원 셰프의 ‘라망시크레’와 ‘이타닉 가든’은 지난해에 이어 각각 1스타를 받았다. 서로 다른 콘셉트로 운영하는 두 레스토랑이 모두 1스타를 획득하며 ‘쌍별 셰프’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김희은·윤대현 셰프의 ‘소울’도 1스타를 유지했다. 소울 다이닝은 한국의 일상적인 맛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희은 셰프는 한국 미식의 경쟁력을 묻는 헬스조선의 질문에 “해외 출장을 가거나 해외 셰프와 협업할 때 한국 미식에 대한 관심이 국제적으로 높아진 것을 실감한다”며 “새로운 것을 빠르게 습득하고 자기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국 사람들의 DNA가 미식 분야에서도 발휘돼, 짧은 시간 안에 한국 다이닝이 크게 성장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불과 10년 사이 이런 변화가 일어난 것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음식에 깊이를 더하는 방향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요리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부산=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