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소년 SNS·스마트폰 과의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부 이혜선 박사후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신소영 기자
“소통하는 방법이 핸드폰으로 카톡을 하거나 그런 것밖에 없으니까….”

청소년의 SNS 이용은 이미 생활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또래와 관계를 맺고 정보를 얻으며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까지 디지털 환경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소년 SNS·스마트폰 과의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부 이혜선 박사후연구원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진행한 청소년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조국혁신당 황운하·강경숙·백선희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의 SNS 이용률은 67.6%에 달했다. 특히 만 10~19세 청소년의 40.1%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이숙정 교수는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이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 중독, 불안, 우울 등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누적되면서 디지털 환경이 청소년 정신건강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마트폰 사용 자체보다 ‘사용을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혜선 박사는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 불안이나 우울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지만, 청소년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 자체보다 사용을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을 몰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기기 사용을 스스로 조절하고 문제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면 이러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은 제도적 지원으로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 기준에 대한 교육’을 가장 필요로 한다고 답했다. 이 연구원은 “청소년들은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이를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 기준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교육을 접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수면 부족, 정서 문제, 집중력 저하 등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정책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진민정 책임연구위원은 “프랑스는 코로나19 이후 청소년의 스크린 노출이 늘면서 수면·정서·집중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졌고, 이에 국가 차원의 개입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영유아 보육시설에서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등 연령별 스크린 사용 가이드라인을 제도화했다. 부모를 위한 정보 포털과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 가정에서의 건강한 디지털 사용 습관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정책적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 강경숙 의원은 “문제는 단순한 사용 시간이 아니라 콘텐츠와 구조”라며 “SNS는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로 채워지고, 이용 시간을 늘리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이 청소년을 비판적 소비 구조에 묶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가 무비판적으로 확산되는 문제도 있다”며 “이번 논의를 계기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디지털 환경의 위험에서 보호하고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가정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황운하 의원은 “가정에서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고 일상 속에서 사용을 조율할 수 있도록 기준과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