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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심혈관 질환 전문의인 레나토 아폴리토 박사가 평소 먹는 식단을 공개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심장 질환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국가통계포털의 ‘2024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67.7%로, 암(174.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USA TODAY’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해컨색유니버시티 메디컬센터에서 20년간 심혈관질환 진료를 하고 있는 심장내과 전문의 레나토 아폴리토 박사는 “체중을 유지하고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질 좋은 영양소가 포함된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체중을 관리하면 고혈압, 당뇨병, 수면 무호흡증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 레나토 아폴리토 박사가 매 끼니 먹는 식품을 살펴본다.

◇아침 식사: 저지방 우유, 달걀흰자
레나토 아폴리토 박사는 아침 식사로 유기농 저지방 우유에 달걀흰자를 곁들인다. 그는 “이 음식을 운동 후에 먹으면 탄수화물 위주의 아침 식사를 했을 때보다 식후 저혈당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고, 포만감이 오래 유지된다”고 했다. 

저지방 우유는 단백질 함량은 일반 우유와 비슷하지만 지방 함량과 열량은 낮아 지방 섭취를 자제해야 하는 심혈관·대사질환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유제품 속의 칼슘·칼륨·비타민B12·유청 단백질이 혈압 조절·인슐린 민감도 개선·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달걀은 단백질을 비롯해 다양한 미네랄과 미량 원소 등 필수 영양소가 밀도 높게 들어있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낮춘다. 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이 약 200mg 들어있지만, 달걀의 전체 지방산 중 60% 이상이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섭취한 만큼 혈중 콜레스테롤을 급격하게 높이지 않는다.

◇점심 식사: 돼지 등심·닭가슴살, 각종 채소
점심에는 돼지 등심이나 닭가슴살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에 가능한 한 많은 채소를 곁들인다. 포화지방을 다량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데, 돼지 등심은 100g당 포화지방 함량이 1.3g이다. 이는 삼겹살(14.4g), 목살(5.9g)에 비해 적은 수치다. 닭가슴살 100g의 포화지방 함량은 1g 내외로 매우 낮다.

채소에 들어있는 식이섬유나 항산화 성분은 혈관 건강에 이롭다. 식이섬유는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을 막고,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체외로 배출한다.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장내 미생물이 식이섬유를 분해하면 단쇄 지방산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은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서는 하루에 최소 세 번 채소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레나토 아폴리토 박사는 “잎채소와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을 섭취해야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저녁 식사: 파스타
저녁 식사로는 채소와 저지방 단백질을 넣은 파스타를 먹는다. 파스타는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체중이나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파스타는 다른 곡식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은 듀럼밀 세몰리나로 만들어 체중 감량에 유리하다. 쌀의 단백질 함량이 6~8%인 반면, 듀럼밀 세몰리나의 단백질 함량은 13~16%에 달한다.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포만감을 오래 느끼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듀럼밀 세몰리나는 입자가 거칠어 소화 과정에서 매우 천천히 분해된다. 체내 흡수 속도가 느려 혈당도 완만하게 오른다. 듀럼밀 세몰리나의 혈당 지수(GI)는 40~55로 낮은 편이다. 다만 파스타 면을 심지의 식감이 남지 않을 정도로 익히거나 미트 소스, 크림 소스 등 열량이 많은 소스를 곁들이면 혈당이 급격하게 오른다. 파스타는 올리브오일이나 와인을 베이스로 하고,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간식: 다크 초콜릿, 리코타 치즈, 말린 과일 
간식으로는 다크 초콜릿과 리코타 치즈, 말린 과일 등을 즐겨 먹는다. 특히 초콜릿에는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어 체내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초콜릿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먹으면 관상동맥 발병률이 8%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초콜릿을 고를 때는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을 먹는 게 좋다. 팜유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원재료명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레나토 아폴리토 박사는 “식품을 고를 때 재료의 가공 정도를 꼭 확인한다”며 가공식품보다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먹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고 했다. 또 그는 “가끔씩은 마음 놓고 먹는 것도 괜찮지만, 설탕과 소금이 많이 첨가된 가공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