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분만 현장을 지키며 산과의 최전선에 있는 진오비산부인과 심상덕 원장. 그는 지금도 병원에서 홀로 24시간 상주하며 숙식 생활을 한다. 야간 응급 분만실을 지키기 위해서다. 과거 불법 낙태 수술 반대 운동에 앞장 선 이력도 있는 그는 제왕절개보다 자연분만을 장려하고, 꼭 필요한 의료 처치만 제공해 과잉진료를 안 하기로 유명하다. 타협 없는 원칙적인 진료 태도를 고수하다 보니 병원 운영난으로 빚이 7억 원 가까이 된다. 그래도 여전히 소신을 굽히지 않는 양심적인 산부인과 의사로 이 업계에선 유명하다.
심상덕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부인과 전공의를 수료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고위험 임신 전문의로 재직했었다. 보다 가까이에서 환자를 만나 그들의 안전한 분만을 돕기 위해 서울시 마포구에 산부인과를 열었다. 환자 입장에서는 필수의료 분야일수록 양심적으로 진료하는 의사가 절실하다. 산모들 사이에서 ‘병원보다 환자를 우선순위에 두는 원장’으로 잘 알려진 심상덕 원장을 만나 그의 진료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과잉진료’를 안 하는 산부인과로 유명하다.
“사실 불순한 의도를 갖고 과잉진료하는 의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과잉진료의 기준을 명확히 나누기도 어렵다고 본다. 환자의 상황과 진료하는 의사의 경험치, 설명 범위 등 많은 요소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질염으로 내원했는데 다른 바이러스 검사와 자궁암, 초음파 검사까지 권유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과잉진료라고 볼 수 있지만, 일정을 내기 어려운 환자입장에서는 동시에 여러 검사를 받을 수 있으니 시간 절약이 되어 과잉진료라고 보기 어렵다. 그때의 상황에 맞게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려 노력한 것을 알아준 것 같아 감사하다.”
-요즘은 되레 방어진료도 문제가 되던데?
“출산의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매일 매 순간 긴장해야 하는 의료 행위다. 산모와 아기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다. 의료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의를 기울이고 대비하려고 노력하지만, 출산이라는 영역 자체가 의사 개인의 노력과 의지와는 별개로 사고들이 많이 발생한다. 그런 사고와 마주치는 불운을 겪지 않길 기원할 뿐이다.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많은 의사들이 방어진료를 택하고 있다고 본다.”
-산과 붕괴도 문제다. 현장에서 보는 산부인과 현실과 문제점은?
“산부인과는 전공의가 적게 배출되고 있어 심각한 상태다. 아직은 현직에 있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있어서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이들의 평균 연령이 50세 정도로 크게 높아졌다. 앞으로 10년 남짓이면 현직 산부인과 의사들의 은퇴 시점이 본격화되는데 빈자리를 메울 인력이 부족하다. 저출산임을 감안해도 이 정도면 위기다.”
-병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우선은 경영난이다. 소규모 의원이라 우리 병원에서 출산하는 산모가 많지 않은 편이다. 정부 지원을 일부 받기는 하나 우리 병원은 분만 취약지가 아니라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응급 분만 정책 수가 대상도 아니다. 산정 기준에 ‘3인 이상 산부인과 전문의 상근’이 있어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폭적인 지원을 못 받는 상황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과 규모를 유지하려니 솔직히 힘이 든다. 동네 산부인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규모 병원들에 대한 정부의 추가 지원(분만 관련 수가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현재 구인난도 심하다. 3교대로 운영되는 분만실 특성상 근무 여건이 좋지 않고 감내해야 할 위험과 업무 스트레스도 커 의사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은데?
“원래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게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살도 빼고 체력도 단련하려 걷기와 함께 천천히 달리기도 실천 중이다.”
-직접 만드는 ‘산모수첩’으로도 유명하다.
“산부인과 개원 병원에서는 산모수첩을 배부하는 관행이 있다. 이러한 연유로 개원하면서 산모수첩을 만들기 시작했다. 소규모 동네 의원으로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듯해 차별화를 위해 내용 구성에 정성을 많이 쏟았다. 지금은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그 속도가 빨라졌다. 출산 영상을 담은 메모리카드도 기념 선물로 제공하는데 다행히 산모들이 좋아해준다. 외부의 손을 빌리지 않고 모두 병원에서 만든다. 산모수첩이나 출산 영상과 관련해서는 추가 비용을 일절 안 받고 있다. 우리 병원을 찾는 산모들이 병원 의료진의 정성과 노력을 알아주는 덕분에 힘 내서 유지할 수 있다.”
“산부인과 개원 병원에서는 산모수첩을 배부하는 관행이 있다. 이러한 연유로 개원하면서 산모수첩을 만들기 시작했다. 소규모 동네 의원으로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듯해 차별화를 위해 내용 구성에 정성을 많이 쏟았다. 지금은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그 속도가 빨라졌다. 출산 영상을 담은 메모리카드도 기념 선물로 제공하는데 다행히 산모들이 좋아해준다. 외부의 손을 빌리지 않고 모두 병원에서 만든다. 산모수첩이나 출산 영상과 관련해서는 추가 비용을 일절 안 받고 있다. 우리 병원을 찾는 산모들이 병원 의료진의 정성과 노력을 알아주는 덕분에 힘 내서 유지할 수 있다.”
-유튜브 운영에도 적극적이다. 실버 버튼까지 받았던데?
“프로그래밍, 전자 기기 등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러한 연유로 유튜브가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홈페이지를 직접 제작해 ‘맘(mom)과 마음’이라고 이름 붙여 산모들과 실시간 소통을 주기적으로 했다. 그러다가 ‘유튜브를 해보라’는 산모들의 권유에 시작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 채널을 통해 금전적으로 후원해 주는 이들도 있고, 유튜브에 올리는 콘텐츠를 보고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초진 환자들이 우리 병원의 존재를 이 유튜브를 보고 아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병원 알리기에 일부 도움이 된다.”
-산모와 그 가족들에게 어떤 산부인과 의사로 기억되길 원하나.
“타고나길 친절하거나 다정하지 못하다. 대신 양심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산모와 그 가족들에게 ‘비록 무뚝뚝할지언정 최소한 나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진 않는 의사’로 기억되길 바란다.”
-기억에 남는 산모가 있나?
“분만을 거의 30년 동안 계속하고 있지만, 누군가의 특별한 순간을 함께한다는 게 매번 의미 있는 일이라 모두가 기억에 조금씩 남아 있다. 굳이 꼽자면 아기 심박 수가 많이 떨어져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아기가 잘 버텨주어서 건강하게 엄마와 퇴원한 사례가 떠오른다.”
-진료 철학은?
“개인적으로 항상 되뇌는 건 ‘원칙을 지키고 최선을 다한다’이다. 하지만 솔직히 다른 개원의들과 지향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다. 환자와 산모들의 건강 증진과 순산을 돕는 게 1차 목표고, 그 다음은 병원 운영을 잘해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