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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아동 1308명 중 91.3%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중국 도시 지역 어린이 대다수가 미세플라스틱에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프라이팬 코팅제 성분이 가장 많이 검출됐으며 평소 식습관에 따라 체내에 쌓이는 플라스틱 종류가 달라진다는 사실이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

◇어린이 10명 중 9명 노출…성인보다 위험
최근 국제학술지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 의과대학 연구팀이 마안산 지역 10세 아동 1308명을 대상으로 소변 내 미세플라스틱 노출 수준을 분석한 결과 전체 아동 91.3%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농도 중앙값은 밀리리터(mL)당 250개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성인을 대상으로 했던 유사 연구들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어린이는 바닥에서 노는 시간이 많고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문구류를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을 자주 하며 플라스틱 소재 놀이터 시설과 접촉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입자 크기다. 검출된 입자 98%가 20~100μm(마이크로미터)의 소형 입자였다. 연구팀은 첨단 분석 장비인 LDIR(레이저 직접 적외선 분광법)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100μm 미만 미세플라스틱은 혈류를 타고 이동하거나 세포 장벽을 통과해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축적될 위험이 매우 크다.

◇프라이팬 코팅 성분 'PTFE' 검출률 50% 넘어
검출된 총 19종 미세플라스틱 중 가장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은 'PTFE(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였다. 조사 대상 어린이 절반 이상인 50.2%에서 이 성분이 발견됐으며 전체 검출량 약 38%를 차지했다. PTFE는 흔히 '테플론'으로 불리는 비점착성 조리기구 코팅제 성분이다. 연구팀은 가정에서 코팅 프라이팬을 고온으로 사용하거나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마모 입자들이 음식물에 섞여 어린이 체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식습관에 따른 차이도 극명했다. 연구팀이 어린이들의 지중해식 식단(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 신선 식품) 준수 여부를 지수화해 분석한 결과, 식단 점수가 높을수록 가공식품 포장재나 비닐 등에서 주로 유래하는 성분들의 검출 빈도가 유의미하게 낮았다. 구체적으로 PLA(생분해성 플라스틱), EVA(접착제 성분), PVA(세제 캡슐 성분) 등의 수치가 줄어들었다. 신선 식품 위주 식습관이 가공식품 포장재를 통한 플라스틱 노출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 셈이다.

반면 해산물 섭취가 많은 지중해식 식단 특성상 어망 등에서 유래하는 PA(폴리아미드) 성분은 소폭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우리가 선택하는 식단이 단순히 영양 공급을 넘어 체내에 쌓이는 플라스틱 종류까지 결정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식습관은 체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조절할 수 있는 수정 가능한 생활 요인"이라며 실생활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조리 시 플라스틱 도구 대신 스테인리스나 유리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노출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이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잠재적인 독성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향후 미세플라스틱이 어린이 성장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후속 연구가 시급하다"고 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