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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10대 소년이 데오도란트를 흡입하고 사망했다. /​클립아트코리아, 미러
영국에서 11세 소년이 데오도란트 캔 속 가스를 흡입한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영국 랭커스터에 사는 토미 리 그레이시 빌링턴은 2024년 3월 친구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던 중 데오도란트 에어로졸 한 통을 흡입했다. 이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지난달 프레스턴 검시법원에서 열린 심리 조사 과정에서 토미 리의 친구 아버지는 이전에 아이들이 데오도란트 캔에서 나오는 가스를 흡입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밤, 토미 리는 친구와 함께 스냅챗 단체 채팅방에 참여해 다른 이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데오도란트를 흡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토미 리는 안색이 창백하며 몸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다른 이들이 흡입을 계속하라고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딜런 흐린코우 수석 형사는 “토미 리와 그의 친구가 다른 아이로부터 흡입 방법을 배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시관 엠마 매더는 토미 리의 사망 원인을 부탄가스 및 기타 휘발성 물질 흡입으로 인한 흡입성 질식과 심장마비라고 공식 확인했다. 

데오도란트와 같은 스프레이 제품에는 추진제로 부탄가스나 프로판가스 등이 사용된다. 이러한 물질을 흡입하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환각을 일으킨다. 일부 사람들은 환각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가스를 흡입하기도 한다. 이는 흡입제 남용으로 인한 중독 및 신체·정신적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흡입제는 뇌 활동을 둔화시켜 두통과 착란, 환각, 어지럼증, 메스꺼움을 유발한다. 신체 조절 능력이 저하되거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 신경계 이상도 동반된다. 부탄가스나 프로판가스와 같은 물질은 심장마비와 뇌 손상을 초래한다.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단 한 번만 흡입해도 심정지 발생 위험이 커진다. 흡입제 속 물질이 체내 산소 공급을 차단하면 저산소증이 발생해 호흡곤란, 청색증, 경련, 의식 상실이 나타난다. 심각한 경우 질식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각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10대 초반에 흡입제에 노출되면 뇌와 신경계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영국 약리학 저널’의 논문에 따르면 청소년기 초기에 만성적으로 흡입제에 노출될 경우 뇌의 구조적·기능적 손상이 심화되고, 인지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울이나 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연구진은 “뇌 발달의 핵심 시기인 청소년기에 흡입제를 남용하는 것은 다른 약물 남용보다 더 심각하다”고 했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