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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방문재활을 시행하고 있는 물리치료사./사진=대한물리치료사협회 제공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통합돌봄 본사업 시행을 앞두고, 물리치료사의 방문 재활을 둘러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물리치료계는 현행 ‘의사 지도하’ 규정을 ‘지도 또는 처방’으로 바꿔야 방문 재활이 제도권 안에서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의사 없으면 물리치료도 불가?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은 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노쇠, 장애, 만성질환, 사고 후유증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대상자가 지역사회 안에서 의료·요양·돌봄을 연계해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지자체별로 다양하다. 예컨대 경기도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물리치료사·치위생사가 팀을 구성해 가정을 방문하는 ‘우리동네 방문돌봄주치의’ 사업과 방문간호·방문요양을 통합 제공하는 ‘간호요양 원스톱패키지’ 등 5개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제도 취지와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방문재활이 구조적으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의료기사법은 물리치료사 등의 업무를 ‘의사·치과의사의 지도’ 하에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병원 외 공간에서 물리치료를 제공하려면 의사가 동행하거나, 최소한 상시적 지도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 2~3회 반복 방문이 필요한 재활치료 특성상, 매번 의사가 동행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물리치료계 주장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최보윤 의원은 지난해 10월 ‘의사 지도하’ 규정을 ‘지도 또는 처방’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 범위를 정해 처방을 내리면, 그 범위 내에서 의료기사들이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다.


◇양대림 대한물리치료사협회장 일문일답
-통합돌봄 본사업을 앞두고 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나?
“통합돌봄은 이미 시행이 결정된 정책이다. 이제는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현장에 안착시키느냐의 문제다. 그런데 현행 의료기사법은 의료기사의 원외 활동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 병원에 오지 못하는 노인·중증 장애인에게 방문재활을 하려면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현재로선 물리치료 자원봉사도 불법 소지가 된다. 참사나 재난 현장에서 의사의 지도나 처방 없이 물리치료사가 현장에서 근육 이완 등 재활 지원을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통일걷기 행사나 지자체 체육대회, 지역 축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장시간 걷거나 운동하다 다친 참가자에게 물리치료사가 전문성을 살려 도움을 주고 싶어도, 법적으로는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공익적 목적의 자원봉사조차 불법이 될 수 있다는 건 제도적으로 모순이다.”

-의사단체는 단독 개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우리는 단독 개원을 주장한 적이 없다. 오히려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법에 단서 조항을 명시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현행 의료체계상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물리치료사가 단독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부 ‘물리치료센터’ 간판이 문제로 거론되지만, 실제로는 체육 관련 자격으로 등록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물리치료 면허로 의료기관을 여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개정안의 핵심은 무엇인가?
“핵심은 ‘의사 처방 하에’ 방문재활을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료해 질병명과 상태를 판단하고, 치료 목적과 범위를 명시해 처방하면 물리치료사는 그 범위 안에서 치료를 시행한다. 약사가 의사 처방전에 따라 조제하듯, 물리치료도 처방받은 환자에게만 원외에서 적용하자는 것이다. 의사 중심 체계를 흔들겠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처방을 명확히 해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자는 취지다.”

-의사 지도 없이 활동하면 의료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주장도 있다?
“그동안 방문재활 시범사업과 지역사회 재활(CBR)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도 축적됐다. 물리치료로 인한 중대한 의료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각된 사례는 거의 없다. 물리치료사는 질환별 금기와 주의사항을 교육받는다. 예를 들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는 관절 변형을 유발할 수 있는 동작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순한 운동 지도가 아니라 질병을 이해하고 2차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전문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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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림 대한물리치료사협회장./사진=오상훈 기자
-해외는 어떻게 하고 있나?
“전 세계적으로 물리치료 학문과 교재는 거의 같다. 미국 등에서는 의사 처방 없이도 물리치료사가 재활을 담당할 수 있다. 우리나라 물리치료사도 같은 교육을 받고 불안하다고 못 하게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시대가 바뀌었고 초고령사회로 가고 있는데, 60년대에 만들어진 법 체계를 그대로 두는 건 아쉬운 측면이 있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