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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위 소속​ 서미화 의원보건복지위 소속이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를 개최했다.​/사진=서미화 의원실 제공
“만성장부전 등 TPN(총정맥영양)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상태는 분명한 기능 제약에 해당한다. 의학적 손상만을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현 체계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은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TPN은 장을 거치지 않고 중심정맥을 통해 수분과 영양소를 직접 공급하는 ‘총정맥영양(Total Parenteral Nutrition)’을 말한다.

이날 증언대회는 만성장부전·단장증후군·가성장폐색 등으로 TPN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현행 장애인복지법상 장애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현실을 짚기 위해 마련됐다. 의료의존 상태를 장애 판단 기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번 논의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 의원이 장애인정 기준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만성장부전은 소장에서 수분과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을 장으로 공급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며, 3개월 이상 정맥영양이 필요한 경우를 포함한다. 단장증후군은 수술 등으로 소장의 길이가 크게 줄어들어 영양과 수분 흡수 기능이 떨어진 상태로, 장 절제 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장부전 원인이다. 가성장폐색은 실제 장이 막힌 것은 아니지만 장운동이 마비되거나 현저히 저하돼 음식물이 정상적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복부 팽만과 통증, 영양 흡수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첫 발제에 나선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는 ‘만성 장부전 환우들의 가정정맥영양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고 교수는 “장부전이 생명 유지와 성장에 필수적인 수분과 영양소를 장에서 흡수할 수 없는 질환으로, 3개월 이상 정맥영양이 필요한 경우 가정정맥영양(Home-TPN)이 필수 치료”라며 “HPN이 단순 치료를 넘어 지속적인 의료 관리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생존 기반 치료임에도 제도적으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한나 연구원은 ‘제2차 장애인정 연구를 기반으로 한 만성장부전 등 TPN 이용인구의 장애인정 필요성’을 발표하며 “현행 장애판정 체계가 ‘내장 기능의 영구적 손상’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의료의존 상태로 인한 실제 생활상의 기능 제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환우와 보호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의료기기와 연결된 채 일상을 이어가야 하는 삶의 제약과 장기간 돌봄 부담이 잇따라 언급됐다. 만성장부전증 환아 보호자 이다래 씨는 반복되는 수술과 상시적인 의료 돌봄 부담을 설명하며 장애인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단장증후군 환아 보호자 박현지 씨는 지방 거주 환아가 겪는 의료 접근성과 이동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가성장폐색 환우 김현영 씨는 의료의존 상태에서 겪는 사회적 제약과 배제 문제를 직접 증언했다. 가성장폐색 환아 보호자 정미진·김현아 씨 역시 교육 참여의 제약과 장기간 돌봄의 어려움, HPN 제도의 한계를 언급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기관 측에서도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조윤화 박사는 ‘TPN 이용인구에 대한 돌봄·지원 등 사회서비스 연계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의료적 관리뿐 아니라 활동지원, 돌봄서비스, 지역사회 기반 복지서비스를 연계한 통합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두유림 사무관은 “환우와 가족의 의견을 바탕으로 의료적 지원을 포함한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기준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서미화 의원은 “의료기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만성장부전 등 TPN 이용 환우들이 더는 제도밖에 머무르지 않도록 조속한 장애인정 추진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유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