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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모든 장애인을 감염취약계층으로 명시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코로나19 당시 장애인 사망률이 비장애인보다 약 6배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취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감염취약계층 범위에 모든 장애인을 포함하고, 질병관리청장도 의료·방역 물품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노인·장애인 등을 감염취약계층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주의’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의료·방역 물품 지급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다수의 장애인은 법적 보호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장애인 사망률은 2.61%로, 비장애인(0.44%)보다 약 6배 높았다. 호흡기장애인은 폐 기능 저하 등 기저질환으로 감염에 특히 취약하며, 신장이식 장애인은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면역력이 낮은 상태다. 신장장애인의 경우 주 2~3회 혈액투석을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해 감염 노출 위험이 상존한다. 이처럼 장애인은 시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정기적인 의료 이용과 활동지원사·가족과의 밀접 접촉 등으로 감염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른 의료·방역 물품 접근의 구조적 한계도 드러났다.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수급이 불안정했던 시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약국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았고, 발달장애인과 가족은 돌봄 공백 속에서 장시간 대기가 사실상 어려웠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센터 통·반장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마스크를 배부하는 등 임시 대응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은 ▲감염취약계층에 ‘장애인’을 명시하고 ▲감염취약계층 보호 조치의 주체에 질병관리청장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의료·방역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한 것이다.

김예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장애인의 건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며 “장애인의 감염병 예방과 건강 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감염병 대응에 있어 국가 책임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