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정치적 의견 차이가 클수록 관계의 질이 떨어지고, 개인의 정신 건강도 함께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치적 갈등 그 자체보다, 이로 인해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하지 못하는 상황이 가족 유대와 심리적 안정을 동시에 무너뜨리는 핵심 원인으로 분석됐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사회에서는 일상적인 선택조차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기 쉽다. 어디에서 밥을 먹을지, 어떤 가게를 이용할지 같은 사소한 문제도 정치 성향에 따라 갈등의 불씨가 된다. 그동안 연구는 주로 진보와 보수, 친정부와 반정부처럼 뚜렷한 양극 대립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홍콩대 연구진은 '중립' 역시 갈등을 줄이는 완충 지대가 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강한 정치적 신념을 가진 가족 구성원에게 중립은 타협이 아니라 '방관'이나 '책임 회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회적 갈등이 극심했던 홍콩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홍콩은 반정부·친민주 진영과 친정부·친경찰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됐고, 이러한 갈등은 가정 안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특히 높은 집값으로 인해 청년층 다수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면서, 정치적 긴장이 일상적인 가족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계 성인 58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492명은 평균 24세의 청년층, 94명은 평균 55세의 부모 세대였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정치 성향과 가족의 정치 성향, 가족 간 대화 방식, 가족 관계 만족도,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 등을 평가했다. 일부 참가자는 2주 뒤 추가 조사를 받아 변화 추이도 살폈다.
분석 결과, 정치 성향이 다른 가족일수록 대화가 줄고, 가족 관계 만족도도 낮았다. 특히 '반정부-중립', '반정부-친정부' 조합에서 갈등과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반면 '친정부-중립' 조합에서는 가족 관계가 크게 나빠지지 않았고, 일부는 오히려 심리적 부담이 줄어드는 경향도 보였다.
추적 조사에서는 정치적 갈등이 직접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존중과 공감이 담긴 대화가 줄어드는 과정을 거쳐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정치적 의견 차이가 클수록 대화가 단절되고, 이로 인해 가족 간 정서적 지지가 약해지면서 심리적 고통이 커진다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홍콩대 사회복지학과 브란다 유 교수는 "반정부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중립적인 가족도 친정부 진영과 비슷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정치적 입장이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로 받아들여질 경우, 중립조차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정치적 신념이 개인의 정체성과 강하게 연결될수록, 작은 의견 차이도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다는 뜻이다. 이런 갈등이 반복되면 가족 간 대화와 신뢰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우울과 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정치적 의견 차이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상대를 존중하며 대화하려는 태도만으로도 갈등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유 교수는 "정치 갈등이 가족을 해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화의 붕괴"라며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표현을 피하며 존중하는 대화를 이어간다면 가족 관계와 정신 건강을 함께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사회 및 개인 관계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사회에서는 일상적인 선택조차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기 쉽다. 어디에서 밥을 먹을지, 어떤 가게를 이용할지 같은 사소한 문제도 정치 성향에 따라 갈등의 불씨가 된다. 그동안 연구는 주로 진보와 보수, 친정부와 반정부처럼 뚜렷한 양극 대립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홍콩대 연구진은 '중립' 역시 갈등을 줄이는 완충 지대가 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강한 정치적 신념을 가진 가족 구성원에게 중립은 타협이 아니라 '방관'이나 '책임 회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회적 갈등이 극심했던 홍콩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홍콩은 반정부·친민주 진영과 친정부·친경찰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됐고, 이러한 갈등은 가정 안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특히 높은 집값으로 인해 청년층 다수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면서, 정치적 긴장이 일상적인 가족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계 성인 58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492명은 평균 24세의 청년층, 94명은 평균 55세의 부모 세대였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정치 성향과 가족의 정치 성향, 가족 간 대화 방식, 가족 관계 만족도,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 등을 평가했다. 일부 참가자는 2주 뒤 추가 조사를 받아 변화 추이도 살폈다.
분석 결과, 정치 성향이 다른 가족일수록 대화가 줄고, 가족 관계 만족도도 낮았다. 특히 '반정부-중립', '반정부-친정부' 조합에서 갈등과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반면 '친정부-중립' 조합에서는 가족 관계가 크게 나빠지지 않았고, 일부는 오히려 심리적 부담이 줄어드는 경향도 보였다.
추적 조사에서는 정치적 갈등이 직접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존중과 공감이 담긴 대화가 줄어드는 과정을 거쳐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정치적 의견 차이가 클수록 대화가 단절되고, 이로 인해 가족 간 정서적 지지가 약해지면서 심리적 고통이 커진다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홍콩대 사회복지학과 브란다 유 교수는 "반정부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중립적인 가족도 친정부 진영과 비슷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정치적 입장이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로 받아들여질 경우, 중립조차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정치적 신념이 개인의 정체성과 강하게 연결될수록, 작은 의견 차이도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다는 뜻이다. 이런 갈등이 반복되면 가족 간 대화와 신뢰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우울과 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정치적 의견 차이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상대를 존중하며 대화하려는 태도만으로도 갈등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유 교수는 "정치 갈등이 가족을 해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화의 붕괴"라며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표현을 피하며 존중하는 대화를 이어간다면 가족 관계와 정신 건강을 함께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사회 및 개인 관계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