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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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24년 영국 버밍엄대 의과대학 해부실. 의학 교육을 위해 기증된 78세 남성의 시신을 조사하던 연구팀은 믿기 힘든 신체 구조를 발견했다. 겉으로는 평생 아무 이상 없이 살아온 것으로 보였지만, 그의 몸 안에 음경 세 개가 존재했다. 인류 역사상 단 두 차례만 공식 보고된 ‘삼중음경증(Triphallia)’ 사례였다.

겉으로 보기에 그의 외부 생식기는 정상적인 형태로 보였다. 그러나 주된 음경의 후하방에 두 개의 작은 부속 음경이 겹친 구조로 존재했다. 각 부속 음경은 자체적인 해면체와 귀두를 가지고 있었지만, 음낭 내부에 숨겨져 있었기 때문에 생전 본인이나 담당 의사 모두 그 존재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연구팀은 관련 증상이 없거나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이처럼 숨겨진 내부 음경은 진단이 어렵고, 이로 인해 다중음경증이 실제 보고 사례보다 더 흔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음경은 일반적으로 임신 6~7주경 호르몬 변화에 따라 발달이 시작되며, 남성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영향을 받아 발달한다. 보통 13~14주경 발달이 완료된다. 연구팀은 발생 과정에서 유전적 이상이 생기면서 생식 결절 자체가 삼중화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생식 결절은 태아 초기 발달 단계에서 형성되는 원시 구조물로, 이후 외부 생식기로 발달한다.


특히 이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요도의 형성 과정이다. 당초 요도는 이차 음경 내부에서 발생했으나, 해당 음경의 구조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면서 요도가 스스로 경로를 바꿔 주 음경으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됐다. 삼차 음경은 삼중화된 생식 결절의 잔재로 남았다. 연구팀은 비록 요로가 막혀있어 감염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았을 수 있으나, 내부 구조물로 인해 생전 성교통이나 발기부전, 가임력 문제 등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번 사례 이전의 유일한 삼중음경증 보고는 2020년 이라크 두혹대 의과대학 의료진이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Case Reports’를 통해 발표한 사례다. 당시 생후 3개월 된 영아가 좌측 음낭수종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가 회음부에 노출된 두 개의 과잉 음경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요도가 없는 두 부속 음경을 수술로 절제했다. 1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 아이에게는 추가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78세 사례가 ‘내부 은폐형’이었다면, 이라크 영아의 사례는 ‘외부 노출형’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선천성 과잉 음경증은 500만~600만 명의 신생아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기형이다. 이 가운데 음경이 두 개 이상 존재하는 다중음경증 사례는 1606년부터 2023년까지 발표된 168편의 논문에서 보고됐으며, 음경이 세 개인 삼중음경증은 전 세계적으로 단 두 건에 불과했다.


최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