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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미만 젊은 성인에서 일부 암이 고령층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대장암과 자궁암은 발생률과 사망률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는 대규모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50세 미만 젊은 성인에서 일부 암이 고령층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대장암과 자궁경부암은 발생률과 사망률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는 대규모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일본·한국 공동 연구진은 2000~2017년 전 세계 5개 대륙 204개국의 암 발생 데이터를 분석해, 젊은층 암 발생 추이를 살폈다.

그 결과, 13개 암이 최소 10개국 이상에서 50세 미만 인구를 중심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대장암, 자궁경부암, 췌장암, 전립선암, 신장암, 다발골수종 등 6개 암은 최소 5개국 이상에서 젊은층의 증가 속도가 고령층보다 더 빨랐다.

특히 대장암과 자궁경부암은 젊은층에서 발생률뿐 아니라 사망률까지 함께 증가해 우려를 키웠다. 자궁경부암은 5개국, 대장암은 여성 3개국·남성 5개국에서 사망률 증가가 확인됐다.

대장암은 북미·유럽·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증가 속도가 특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대장암 환자의 약 10%가 50세 미만이며, 연구진은 2030년까지 20~34세 대장암 발병률이 90%, 35~49세는 4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부 국가에서는 고령층 대장암 발생률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는 국가 차원의 암 검진 확대와 조기 발견·치료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책임저자인 하버드 의대 토모타카 우가이 박사는 "조기 발병 암 증가라는 전 세계적 현상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는 연구"라며 "국가별 상황이 크게 달라, 맞춤형 예방·검진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암 검진 시작 연령을 낮추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2021년 미국 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는 대장암 검진 시작 연령을 50세에서 45세로, 2024년에는 유방암 검진 시작 연령을 50세에서 40세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경우, 국가 대장암 검진은 여전히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되지만, 여러 전문 학회에서는 45세부터 대장암 검진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진은 갑상선암·전립선암·비흑색종 피부암 등 일부 암은 발생률은 증가했지만 사망률은 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는 검진 확대에 따라 치료 가능한 초기 암이 더 많이 발견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젊은층 암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비만 증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좌식 생활 습관이 지목됐다. 특히 고소득 국가일수록 증가 폭이 더 큰 점은 생활환경 변화가 암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우가이 박사는 "고열량·저섬유질 식단과 운동 부족 같은 위험 요인이 젊은 연령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환경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5대 암(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 국가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위암은 만 4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 또는 위장조영 검사를, 대장암은 만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결과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가 추가로 진행된다. 간암은 만 40세 이상 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6개월마다 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통해 검진이 이뤄진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 검진은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유방촬영 검사를 시행하며, 자궁경부암 검진은 만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이뤄진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Military Medical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