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정표]
누구나 마음의 병을 겪을 수 있지만 쉽게 털어놓기 힘들고 때론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다. 헬스조선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칼럼을 연재해 ‘읽으면서 치유되는 마음의 의학’을 독자와 나누려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풀어내고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편집자주)
“강아지가 죽었어요”
환자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방울방울 눈물이 떨어진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 눈시울도 시큰거렸다. 최근 반려동물과 관련된 상담이 부쩍 늘었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사람보다 나아요”다.
“어떤 점에서요?”하고 질문하면 다양한 대답이 들려온다.
“배신하지 않잖아요. 늘 한결같아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저를 가장 잘 반겨줘요. 제가 집에 가면 다른 식구들은 인사도 안 하는데 우리 강아지는 미친 듯이 달려와서 반겨줘요. 얼마나 기쁘고 기분이 좋아지는지 몰라요. 가슴이 뿌듯해요. 세상에 저를 이렇게 반겨주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재미있는 건, 무의식적으로 강아지를 사람처럼 표현한다는 점이다. 강아지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에 반려인이 점점 많아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요즘 강아지가 아프거나 죽어서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이 외래를 많이 찾는다. 한 달 동안 친척집에 맡겨둔 강아지가 갑자기 죽어 그 충격으로 입원한 환자가 있다. 연세가 꽤 있는 여성이었는데 면담 중 계속 울면서 강아지 이름을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 일도 못하고 집에서 눈물만 흘리는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3주 동안 입원 후 퇴원했다. 당시 자살 사고까지 나타나 치료가 쉽지 않았다. 이렇듯 강아지는 우리 삶에서 사람과 동등한 소중한 가족이 됐다.
강아지는 대략 15년 전후를 산다고 한다. 그렇게 살다가 죽는 강아지와 헤어지는 아픔이 너무 커서 키우지 않으려는 사람도 많다. 헤어진 아픔을 치유하려고 또 다른 강아지를 새로 입양해 키우는 사람도 있다. 모든 건 선택의 문제다. 강아지가 아플 때 동물병원에서 치료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의료보험이 없어 어떤 경우엔 사람보다 치료비가 많이 든다.
‘사람도 치료하기 힘든 세상에 뭐 하러 그런 데까지 돈을 쓰냐’며 가족끼리 다투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의 입장에선 이미 내 식구이기 때문에 대부분 최선을 다해 돌보려 한다. 한 젊은 남자 환자는 강아지에 너무 몰입하고 치료비를 지나치게 많이 써서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진 경우도 있었다.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부모님과 심한 트러블이 있어 함께 상담을 시작했다. 서로 한 발자국씩 양보해서 조금은 사이가 개선되었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애도반응이 나타나는데 강아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깊은 슬픔과 상실감, 죄책감이 나타나면서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스위스 출신의 미국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구분 지어 놓은 것인데 반드시 이 과정을 모두 거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회복되는데 보통 6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증상이 너무 길어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 산책과 운동이 기본적인 도움이 된다. 괴로운 생각을 되풀이하지 말고 잠시 뒤로 미루고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이 좋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마법처럼 아픈 상처가 차차 치유될 것이다.
“강아지가 죽었어요”
환자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방울방울 눈물이 떨어진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 눈시울도 시큰거렸다. 최근 반려동물과 관련된 상담이 부쩍 늘었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사람보다 나아요”다.
“어떤 점에서요?”하고 질문하면 다양한 대답이 들려온다.
“배신하지 않잖아요. 늘 한결같아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저를 가장 잘 반겨줘요. 제가 집에 가면 다른 식구들은 인사도 안 하는데 우리 강아지는 미친 듯이 달려와서 반겨줘요. 얼마나 기쁘고 기분이 좋아지는지 몰라요. 가슴이 뿌듯해요. 세상에 저를 이렇게 반겨주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재미있는 건, 무의식적으로 강아지를 사람처럼 표현한다는 점이다. 강아지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에 반려인이 점점 많아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요즘 강아지가 아프거나 죽어서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이 외래를 많이 찾는다. 한 달 동안 친척집에 맡겨둔 강아지가 갑자기 죽어 그 충격으로 입원한 환자가 있다. 연세가 꽤 있는 여성이었는데 면담 중 계속 울면서 강아지 이름을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 일도 못하고 집에서 눈물만 흘리는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3주 동안 입원 후 퇴원했다. 당시 자살 사고까지 나타나 치료가 쉽지 않았다. 이렇듯 강아지는 우리 삶에서 사람과 동등한 소중한 가족이 됐다.
강아지는 대략 15년 전후를 산다고 한다. 그렇게 살다가 죽는 강아지와 헤어지는 아픔이 너무 커서 키우지 않으려는 사람도 많다. 헤어진 아픔을 치유하려고 또 다른 강아지를 새로 입양해 키우는 사람도 있다. 모든 건 선택의 문제다. 강아지가 아플 때 동물병원에서 치료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의료보험이 없어 어떤 경우엔 사람보다 치료비가 많이 든다.
‘사람도 치료하기 힘든 세상에 뭐 하러 그런 데까지 돈을 쓰냐’며 가족끼리 다투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의 입장에선 이미 내 식구이기 때문에 대부분 최선을 다해 돌보려 한다. 한 젊은 남자 환자는 강아지에 너무 몰입하고 치료비를 지나치게 많이 써서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진 경우도 있었다.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부모님과 심한 트러블이 있어 함께 상담을 시작했다. 서로 한 발자국씩 양보해서 조금은 사이가 개선되었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애도반응이 나타나는데 강아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깊은 슬픔과 상실감, 죄책감이 나타나면서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스위스 출신의 미국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구분 지어 놓은 것인데 반드시 이 과정을 모두 거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회복되는데 보통 6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증상이 너무 길어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 산책과 운동이 기본적인 도움이 된다. 괴로운 생각을 되풀이하지 말고 잠시 뒤로 미루고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이 좋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마법처럼 아픈 상처가 차차 치유될 것이다.